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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생활43

코스모스 코스모스! 80년대 초반 전 세계 60개국에 방송되어 6억 시청자를 감동시킨 교양 프로그램 Carl Sagan 의 는 출간된 지 4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그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 어린 시절 방송을 보며 받았던 감동과 열정을 되새기며 그때의 순수함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오늘날의 40대와 50대 이른바 《코스모스 세대》를 형성하고 있다 cosmos는 원래 그리스어 κόσμος로 《질서 조화》를 의미하며 혼돈을 의미하는 카오스(χάος)의 반대어이다 ​ 하지만 고대 그리스인들은 만물이 조화롭게, 질서 있게 어울리는 상태를 관념적인 우주로 생각했기에, 곧 우주를 지칭하는 단어가 되기도 했다. ● 우주 Space / Universe / Cosmos 우주라고 해서 다 같은 우주가 아니라, 표현에 따라 .. 2020. 10. 14.
핑크뮬리 10월이면 곳곳이 코스모스와 함께 은빛 억새 물결로 출렁인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가을을 상징하는 꽃들이 은빛에서 분홍빛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반짝이는 은빛 억새의 자리에 솜사탕 같은 연분홍빛 물결이 자리잡았다 우리말로는 《분홍쥐꼬리새》라지만 그렇게 부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바로 핑크뮬리다 진하고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유화보다는 은은하고한 연하게 색칠한 파스텔화 처럼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꿈일까 생시일까 현실의 세계가 아닌 듯 안견의 몽유도원도 속에서 헤매는 듯 마치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들어온 듯 말 그대로 Wonderland에 왔다는 느낌이다 몇 년 사이에 갑자기 나타난 핑크뮬리는 어디서 온 것일까. 핑크뮬리의 원산지는 미국이다. 주로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조지아 등 북아메리카 남동부에서 자라며.. 2020. 10. 11.
2020 코로나 추석 귀성 2020년 추석 민족의 명절이라는 추석을 맞이하여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추석하면 지옥의 길막힘과 민족의 대이동을 연상하지만 올해는 오지도 말고 가지도 말라는 이동제한 추석이 되었다 歸省 돌아갈 귀 / 살필 성 귀성 부모를 뵙기 위하여 객지에서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돌아옴 이렇게 명절에 고향을 찾는 사람들을 귀성객 이라고 한다. 이른바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 탓에 급기야 추석 명절에 부모님에게 가지도 말고 오지도 말라는 희한한 사태가 전개되고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 귀성은 단순한 귀향과는 다르다 歸鄕 귀향은 어떤 이유에서든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돌아오면 다 귀향이지만 귀성은 부모님을 살피러 갈 때에 비로소 사용할 수 있는 말이다 省 살필 성이라는 한자는 발음이 두 가지이다 ‘살핀다’는 의미로 쓰일 때.. 2020. 9. 30.
상사화 꽃무릇 화엽불상견 花葉不相見 꽃은 잎을 볼 수가 없고 잎은 꽃과 만날 수 없다 ​ 相思花 서로가 그리워할 뿐 만나지 못하는 꽃이라 상사화라 했다 꽃과 잎이 같이 있는 여느 꽃과는 달리 꽃이 진 후에야 잎이 돋아나는 꽃무릇 역시 꽃과 잎이 결코 만날 수 없다 ​ 애절한 사랑을 보여주는 듯하기에 외로이 꽃만 피는 상사화와 혼동되기도 하지만 잎이 지고 난 후에 꽃이 피는 상사화와는 엄연히 다르다. 石蒜 : 石 돌 석 蒜 마늘 산 돌 틈에서 나오는 마늘종 모양을 닮았다 하여 석산화(石蒜花) 흔히 꽃무릇이라 부른다 석산과 상사화는 목과 속이 같지만 종은 다르다. 석산이 상사화의 하위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 상사화 : 수선화과 상사화속 상사화종 꽃무릇 : 수선화과 상사화속 석산종 ​ 상사화와 석산은 생리적인 특성도 .. 2020. 9. 24.
행복하세요? 행복을 찾아 온 세상을 헤매고 다닌 틸틸과 미틸, 결국 행복의 파랑새가 자신의 새장 안에 있었다는 동화를 기억하시는지요? 옛날의 그 동화 틸틸과 미틸 부부의 행복 찾기는 오늘도 반복됩니다 행복해 너는 행복하니? 나도 행복하게 살고 싶어 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에서 떠도는 말, 소확행 (小確幸) 작지만 확실한 행복 우리나라에서 쓰던 말은 아니지요 저기 물 건너에서 온 단어라고 하지요 小確幸이라는 단어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ランゲルハンス島の 午後 》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나왔던 말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는 속옷을 볼 때 그럴 때 느끼는 행복과 같이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을 뜻하지요 스웨덴의 라곰 lagom, 프랑스의 오캄 au ca.. 2020. 8. 26.
차례상과 제사상 이른바 뼈대있는 집안이라고 양반집네 자손이네 하며 어깨에 힘께나 들어가며 헛 기침하시는 분들에게 홍동백서가 뭐고 어동육서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면, 자못 가당치않다는 듯한 눈빛을 띄며 모름지기 양반집안에서는 이 정도는 기본입네 하며 제사 이야기를 곁들이면서 자랑스레 설명해주는 분들이 적지않게 있다. 홍동백서(紅東白西)라 함은 대추, 감 같은 붉은 색 과일은 동쪽에 놓고, 밤, 배 같은 흰색 과일은 서쪽에 놓지요 제사상이라면 이 정도는 차려줘야 양반집이라고 말하고 다닐수 있지 않겠소?? 제사 음식을 장만하는데 무슨 원칙이 있겠어요 어떤 집은 조율이시(棗栗梨枾)라 하여 대추 - 밤 - 배 - 감 순서로 놓는다고 하자... 허허 그런 쌍스러운 집안도 있구만 양반집이라 하면 본디 조율시이(棗栗枾梨)라 하여 왼쪽.. 2020. 8. 20.
우리동네 카페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본다. 어디서 어디까지가 우리 동네?정답 같은 것은 당연히 없지만, 조금 큰 아파트 단지를 기준으로 말한다면 반경 삼백미터 정도면, 왕복으로 따져서 버스정류장 하나 정도의 거리라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뜬구름 없이 웬 동네 한바퀴 타령?내가 사는 동네에는 다른 곳에 비해 유난히 카페가 많이 눈에 띈다. 집 밖을 나서게 되면 온통 카페 천지다. 문득 얼마나 많은 카페와 커피전문점들이 개업하고 있는지 궁금해 졌다. 어느 일요일 조금 이른 아침날, 조용한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며 한 집 건너 두 집 건너의 찻집들을 챙겨 온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이쪽 편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부터 저쪽 다른 길가에 있는 정류장 까지를 동네 한 바퀴로 삼아 큰 길과 골목 골목에 있는 카페.. 2020. 8. 12.
내가 꿈꾸는 나라 기회는 똑같이 평등하게 주고 과정은 나에게만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 ​ 좋은 사회가 될까? 아니다. 노래하는 아이유와 균등하게 노래를 부르며 축구하는 손흥민과 똑같이 공을 차겠다고 생떼를 쓰는 사회가 되서는 안된다 서로 망하는 사회가 되버린다. ​ 다양한 기회는 인간을 풍요롭게 만든다 하지만 사람마다 가진 능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모두에게 차별없이 평등하게 기회를 준다는 것은 언뜻 그럴 듯 해 보이지만 도리어 영재는 억누르면서 처음부터 그 싹을 잘라버리고 대기만성 스타일에게는 다시 시도할 기회를 빼앗아 스스로 자폭하게 할 뿐이다 커서 아무 것도 될 수 없을 것이라던 아인슈타인 저능아 취급을 받은 에디슨이 우리나라에서 학교를 다니고 수업을 들었다면 차별을 인정하지 않는 교육제도 탓에 숨겨진.. 2020. 8.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