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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생활43

백화점을 가다 여의도에 가보았다 집이 있는 송파에서는 적지않게 먼 거리임에도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하여 맛있는 것 사주겠노라 집사람을 꼬드겨 백화점이라는 간판도 걸지 않은 이상한 백화점 《더 현대 서울》이라는 곳을 갔다百貨店 백화점 Department store 백 가지 물건을 파는 가게수 많은 상품을 갖추고 파는 커다란 가게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거기에 두 가지가 보태어 말하기도 한다 ​ 백화점은 고급이라는 이미지와 시장보다 값이 비싸다는게 일반적인 통념이다지금은 사라져버린 옛 이야기가 되었지만 시내 중심가에 나가면 종각 맞은 편에 마주보고 서있었던 두 건물, 화신백화점과 신신백화점이 있었고 명동 입구에 위치한 교통 요지인 탓인지 여자 버스차장들이 미도파가요! 미도파! 하며 소리 높혀 외쳤던 미도파백화점이 있었다 그리고 .. 2021. 3. 9.
장욱진 전시회에서 봄은 왔건만 우리의 현실은 여전히 겨울처럼 스산하다 혼란스러운 오늘 이 시대에 장욱진의 맑고 순수한 그림은 큰 위안으로 다가온다전시장에서 만난 그의 작품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작았고, 담백하고 단순했다 첫눈에 강하게 다가오는 그림은 아니었다하지만 전시장에서 마음이 편안했다. 동산에는 믿음직한 나무가 서 있고, 시골집 마당에는 개와 소, 나무 위엔 새가 있는 평화로운 풍경이다. 순진무구한 사람들과 그들을 닮은 동물과 부드러운 자연이 있는 풍경이다. 정자가 있는 한옥,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오두막, 평상에서 정담을 나누는 풍경은 아련한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다 영국의 찰리 채플린이 말한 것처럼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일까?자화상 속의 화가는, 우스꽝스럽게 연기했던 채플린 처.. 2021. 2. 26.
우리시대의 일그러진 초상들 2021년 입춘을 맞이하며 내가 살아가고 있는 내 나라의 모습을 보면 기쁨보다는 희망보다는 짜증과 한숨이 먼저 나온다 신문을 읽다 메모하고 모아두었던 기사들을 다시 한번 돌이켜 본다● 역사는 반복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다음엔 소극(笑劇)으로! ​ 칼 마르크스가 남긴 말이다 비극의 주인공은 나폴레옹이고 소극의 주인공은 나폴레옹 3세다. 프랑스 나폴레옹 3세가 친위 쿠데타로 황제에 즉위한 것을 두고 삼촌의 흉내를 낸 광대라고 야유한 것이다 코메디의 주인은 바로 국토교통부 장관이다 ‘약자를 보호하자’는 좋은 뜻을 가지고 임대차법을 개정했다는데 30년 전에 일어났던 전세대란을 어찌하여 또다시 불러왔을까 하는 점이다 바보인가 아니면 어떤 원대한 꿈을 품고 저런 짓을 벌였나?●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 2021. 2. 7.
0.05mm 펜으로 우리 건축물을 통해 세계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 無我 무아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싶은 것이 펜화를 그리는 가장 큰 목적이라고 생전에 김영택 화백은 말했다 0.03mm의 가는 펜으로 그리는 그의 그림은 펜화 한 장을 그릴 때마다 50만 번에서 80만 번의 선을 긋는다 1mm 안에 5번의 선을 그을 만큼 아주 세밀한 그림이다 서양인들의 정확한 원근법이 먼 곳은 작게, 가까운 곳은 크게 그리는 나는 《본다》라는 적극적 의미의 인간 중심의 시각이라면, 김영택 원근법은 내게 《보인다》라는 대상 중심의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다다음은 지난 2006년 10월 학고재갤러리 전시회 때의​ ■ 조용헌(동양학자, 칼럼니스트)의 글이다 펜(pen)은 서양을 대표하는 필기구이고, 붓(筆)은 동양을 대표하는 필기구이다. .. 2021. 1. 31.
붓으로 먹으로 그린다 한지가 아닌 하얗고 두툼한 천 위에 가느다란 붓으로 먹으로 건물을 그린다 수묵화다 이럴수가! 처음 만나보는 놀라운 그림이다 경희궁 옆 골목가에 위치한 갤러리 마리에서 1월 15일부터 2월 9일까지 이여운 작가의 《 Façade Project》가 열리고 있다다음 글은 신문 Viewers지에 게재된 이여운 작가의 인터뷰 기사를 인용하였습니다 ▲ 전시 제목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 파사드는 건축물의 얼굴이자 건축물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알레고리이며, 건축가의 독특한 미적 어휘로 구성된 예술작품이다. 고딕과 르네상스, 바로크의 성당과 뉴욕의 마천루 빌딩, 우리의 궁궐과 근·현대 건물을 소재로 전통 계화(界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입체감을 드러내는 사실적 표현 없이 오롯이 그것들의 파사드 정면도만으로 아우.. 2021. 1. 30.
군사분계선 ● 박문각에서 출판한 시사상식사전에서 인용하였습니다 ​ 軍事分界線 Military Demarcation Line MDL 군사분계선은 전쟁을 벌이던 두 나라 사이에 협정에 의해 생긴 군사활동의 경계선으로, 보통 휴전이 성립된 시점의 전선을 분계선으로 삼는다휴전과 정전에 수반해서 적대행위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 군사분계선을 따라 병력을 분리시키고 완충지대(buffer zone)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DMZ Demilitarized Zone 비무장지대를 군사분계선의 양측에 설치해서 비무장지대 내에서의 무장을 금지시키고 이행 여부를 국제적인 감시위원회에서 감시하게 한다. 또는 쌍방의 병력을 철수시킨 뒤에 유엔군 등 제3자가 현장에 주둔해서 감시하기도 한다대한민국에서는 군사분계선을 휴전선이라 부른다 1.. 2021. 1. 17.
새해 아침에 2021 신축년이 밝았다 엄밀히 얘기하면 辛丑 소해는 앞으로도 한 달 후 설날인 음력 정월이 지나야 시작되지만 일반적 개념의 대세를 따른다면 신축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올해도 블로그를 한다 변변치 않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이웃들이 보여주는 관심과 사랑에 힘입어 오늘도 여기저기 다니며 사진도 찍고 요리조리 이야기를 만들어 글을 지어본다이웃이라고 하지만 손으로는 직접 만져볼 수 없는 sns상이기에 그야말로 얼굴도 모르고 성도 모르지만 그게 무슨 대수랴 ​만약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라는 어린왕자의 말처럼 노트북을 열고 블로그에 들어가 이웃들과 만나고 이웃들과 소통한다는 것은 sns를 해보지 않으면 절대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블로그를 해오면서 내.. 2021. 1. 1.
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 ● The Sun Also Rises ● 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 미국의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1926년 발표한 그의 첫번째 소설이자 장편소설의 제목이다 아주 오래 전에 읽은 탓인지는 몰라도 제목만 기억날 뿐 어떤 내용인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읽었다고 얘기도 할 수 없는 소설이기에 네이버에서 찾아보니.... 전쟁에서 상처 입은 사람들의 메마른 허무감으로 인한 절망적인 쾌락이 전쟁에 환멸을 느낀 전후의 사람들의 정신풍토에 공감을 불러일으켜 출판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Lost Generation 잃어버린 세대의 대표적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1926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를 시작으로 The Sun Also Rises 1929 《무기여 잘 있거라》 A Farewell to Arms 1937 《가진 자와.. 2020.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