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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7

그림 속에 시 미술과 문학의 만남, 화가와 시인이 만났다 그림쟁이와 소설쟁이가 만났다 문학동이라는 동네와 미술동이라는 동네는 마치 화성과 금성이라는 별개의 동네일까 詩中有畵 畵中有詩 시중유화 화중유시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 ​ 詩中有畵, 畵中有詩라는 말은 중국 송나라 때의 문인 소식이 왕유의 시와 그림을 보고 내린 소감이다《 시 속에 그림이 있다 》는 것은 왕유의 자연시가 지니고 있는 뛰어난 형상미를 가리키는 것이고, ​ 《 그림 속에 시가 있다 》는 것은 왕유의 산수화에 담겨 있는 심오한 의경미(意境美)를 가리키는 것이다 옛사람들은 예술의 형상화라는 측면에서 시와 그림은 하나라고 보았다 ​ 詩畵一律論 시화일률론 시와 그림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는 이야기덕수궁 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미술이 .. 2021. 5. 2.
장욱진 전시회에서 봄은 왔건만 우리의 현실은 여전히 겨울처럼 스산하다 혼란스러운 오늘 이 시대에 장욱진의 맑고 순수한 그림은 큰 위안으로 다가온다전시장에서 만난 그의 작품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작았고, 담백하고 단순했다 첫눈에 강하게 다가오는 그림은 아니었다하지만 전시장에서 마음이 편안했다. 동산에는 믿음직한 나무가 서 있고, 시골집 마당에는 개와 소, 나무 위엔 새가 있는 평화로운 풍경이다. 순진무구한 사람들과 그들을 닮은 동물과 부드러운 자연이 있는 풍경이다. 정자가 있는 한옥,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오두막, 평상에서 정담을 나누는 풍경은 아련한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다 영국의 찰리 채플린이 말한 것처럼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일까?자화상 속의 화가는, 우스꽝스럽게 연기했던 채플린 처.. 2021. 2. 26.
0.05mm 펜으로 우리 건축물을 통해 세계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 無我 무아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싶은 것이 펜화를 그리는 가장 큰 목적이라고 생전에 김영택 화백은 말했다 0.03mm의 가는 펜으로 그리는 그의 그림은 펜화 한 장을 그릴 때마다 50만 번에서 80만 번의 선을 긋는다 1mm 안에 5번의 선을 그을 만큼 아주 세밀한 그림이다 서양인들의 정확한 원근법이 먼 곳은 작게, 가까운 곳은 크게 그리는 나는 《본다》라는 적극적 의미의 인간 중심의 시각이라면, 김영택 원근법은 내게 《보인다》라는 대상 중심의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다다음은 지난 2006년 10월 학고재갤러리 전시회 때의​ ■ 조용헌(동양학자, 칼럼니스트)의 글이다 펜(pen)은 서양을 대표하는 필기구이고, 붓(筆)은 동양을 대표하는 필기구이다. .. 2021. 1. 31.
붓으로 먹으로 그린다 한지가 아닌 하얗고 두툼한 천 위에 가느다란 붓으로 먹으로 건물을 그린다 수묵화다 이럴수가! 처음 만나보는 놀라운 그림이다 경희궁 옆 골목가에 위치한 갤러리 마리에서 1월 15일부터 2월 9일까지 이여운 작가의 《 Façade Project》가 열리고 있다다음 글은 신문 Viewers지에 게재된 이여운 작가의 인터뷰 기사를 인용하였습니다 ▲ 전시 제목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 파사드는 건축물의 얼굴이자 건축물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알레고리이며, 건축가의 독특한 미적 어휘로 구성된 예술작품이다. 고딕과 르네상스, 바로크의 성당과 뉴욕의 마천루 빌딩, 우리의 궁궐과 근·현대 건물을 소재로 전통 계화(界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입체감을 드러내는 사실적 표현 없이 오롯이 그것들의 파사드 정면도만으로 아우.. 2021. 1. 30.
앙리 마티스 Henri Matisse 헨리라 쓰고 앙리라 읽어야 하는 사람 마티스 그림에 도통 관심이 없어도 미술에 전혀 문외한인 사람일지라도 피카소라는 이름을 들어보았듯이 마티스의 그림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 이른바 예술깨나 한다는 사람치고 나름대로 그림을 그린다는 화가치고 이곳을 꿈꾸지않은 사람이 없을 것 같은 도시 프랑스 파리 국적을 떠나서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한 그림쟁이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화가 세명을 꼽는다면 피카소 마티스 샤갈을 얘기한다 2.5단계니 3단계로 높여야 하니하며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그런 뒤숭숭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헨리가 아닌 앙리 마티스의 그림들이 서울에 왔다고 하기에 모처럼 비싼 입장료를 내고 전시회를 보러갔다 사람 얼굴을 피부색 그대로 그리지 않고 무슨 짐승의 얼굴처럼 푸르.. 2020. 12. 13.
歲寒 세한 歲寒圖 세한도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는 고등학교 다닐 때 고3 국어 교과서에서 조그만 그림으로 처음 보았다 ​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也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 추운 겨울이 되어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겠구나 세한(歲寒)은 설 전후의 혹독한 추위를 이르며, 인생의 시련과 고난을 뜻한다. 국어교과서에서 만난​ 이병주 선생의 《古人과의 대화》 물이 흘러가듯 유려한 한글 문장이지만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고졸스런 한자 단어가 지적 호기심을 확산시키며 읽혀지는 멋진 글이다 안광이 지배를 철한다는 문구 등으로 유명한​ 양주동 선생의 《면학의 서》와 함께 지금도 잊지 못하는 명수필의 진한 여운이었다 .... 중턱이 부러진 노송의 정정(亭亭)은 그믐달의 광채 그대로다. 앙상하게 드리워진 한 가지는 아직 예.. 2020. 12. 9.
행복하세요? 행복을 찾아 온 세상을 헤매고 다닌 틸틸과 미틸, 결국 행복의 파랑새가 자신의 새장 안에 있었다는 동화를 기억하시는지요? 옛날의 그 동화 틸틸과 미틸 부부의 행복 찾기는 오늘도 반복됩니다 행복해 너는 행복하니? 나도 행복하게 살고 싶어 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에서 떠도는 말, 소확행 (小確幸) 작지만 확실한 행복 우리나라에서 쓰던 말은 아니지요 저기 물 건너에서 온 단어라고 하지요 小確幸이라는 단어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ランゲルハンス島の 午後 》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나왔던 말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는 속옷을 볼 때 그럴 때 느끼는 행복과 같이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을 뜻하지요 스웨덴의 라곰 lagom, 프랑스의 오캄 au ca.. 2020.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