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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3

백인제 가옥 김광규 시인의 [묘비명]이라는 시가 있다. 한 줄의 시는커녕/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그는 한 평생을 행복하게 살며/ 많은 돈을 벌었고/ 높은 자리에 올라/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 그리고 어느 유명한 문인이/ 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여기에 썼다/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해도/ 불의 뜨거움 꿋꿋이 견디며/ 이 묘비는 살아 남아/ 귀중한 사료(史料)가 될 것이니/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 북촌 가회동에 위치한 백인제 가옥은 근대 한옥의 양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대표적인 일제강점기 한옥이다. 우리들에게 그렇게 알려져 있고 그렇게 알리고 있다. 백인제가옥은 전통적인 한옥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근대적 변화를 수용하여, 건축 규.. 2020. 7. 23.
서울의 색깔 대한민국 서울 한양도성 성문 안이기에 문안이라고 했던 서울 시내 한복판 청계천 북쪽에 있는 동네 팔판동 소격동 화동 송현동 안국동 가회동 중학동 지금은 북촌이라고 부르는 곳 山淸 水淸 人淸, 산과 물과 사람 세 가지가 맑아 삼청동 玉淸 上淸 太淸, 도교에서 신선이 살던 세 궁을 일컬어 삼청동 도교에서 하늘에 지내는 제사를 초제라 했고 조선때 초제를 지내는 관청인 소격서가 있던 곳 소격동 ​ 조광조의 개혁 정치로 꼽히는 소격서 혁파! 아직도 교과서에서는 그런 것을 개혁이라고... 생각없는 학자들의 웃기는 짜장면같은 얘기다 팔 판서골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여덟 명의 판서들이 살았다고 해서 이름지은 곳 팔판동 國泰民安 나라가 평화롭고 국민이 평안하기를 바라는 국태민안의 염원이 가득하게 담겨진 동네 안국동 安國洞.. 2020. 7. 2.
익선동 종로3가 골목이 서울의 지도였던 때가 있었다. 모퉁이집, 끝집 같은 이름은 골목의 이정표였다. 아파트 단지에, 예쁜 이름의 대로에 지도의 굵은 글씨를 내준지 오래지만 서울 한복판에 골목을 간직한 동네가 남아 있다. 보존이라기보다는 방치됐다고 표현해야 할 빛바랜 한옥이 전통과 낡음의 경계에서 사람들을 맞고 있다. 종로구 익선동이다. 益 더할 익 善 착할 선 착한 일만 거듭되는 곳, 그래서 익선동인가... 종로3가와 북촌 사이에 있는 동네 익선동 익선이라는 동네 이름은 이 지역에 있던 마을 이름인 익동의 ‘익’자와 조선 초기부터 있던 한성부 중부 정선방에서 ‘선’자를 따서 합성한 데서 유래되었으나, 1914년에 동명을 새로 제정하면서 ‘예전보다 더 좋은’이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으로 보기도 한단다. 번듯한 양반집을 떠.. 2020. 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