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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생활

우리시대의 일그러진 초상들

by 창밖의 남자 2021. 2. 7.

2021년 입춘을 맞이하며
내가 살아가고 있는 내 나라의 모습을 보면
기쁨보다는 희망보다는
짜증과 한숨이 먼저 나온다
신문을 읽다 메모하고 모아두었던 기사들을
다시 한번 돌이켜 본다

● 역사는 반복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다음엔 소극(笑劇)으로!

칼 마르크스가 남긴 말이다
비극의 주인공은 나폴레옹이고
소극의 주인공은 나폴레옹 3세다.
프랑스 나폴레옹 3세가
친위 쿠데타로 황제에 즉위한 것을 두고
삼촌의 흉내를 낸 광대라고 야유한 것이다

코메디의 주인은 바로 국토교통부 장관이다
‘약자를 보호하자’는 좋은 뜻을 가지고
임대차법을 개정했다는데
30년 전에 일어났던 전세대란을
어찌하여 또다시 불러왔을까 하는 점이다
바보인가
아니면
어떤 원대한 꿈을 품고 저런 짓을 벌였나?

●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

정부의 무지와 오만으로 빚어진
정책의 실패가
자신들은 선의에서 시작했다고 하지만
나쁜 결과를 정당화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

잘못된 방향과 열정에 사로잡혀,
이 사회를
이상적인 모습으로 디자인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야말로
우리를 지옥으로 이끄는 안내자들이다

● 사이다 맛이다, 속이 다 시원하다

음식을 먹고 체하면
사이다를 마시라던 옛 시절이 있었다

그렇지만 체하면 사이다를 마실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약을 먹어야 한다
사이다는 한 순간 속이 시원할 수는 있어도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이다 발언으로 국민을 현혹하는
정치인들의 포퓰리즘도 경계해야 한다
응급처방 포퓰리즘 정책보다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정책을 계발해야 한다

수십조원을 지원하는 법을 만들 것이 아니라
이들이 정상적으로 살아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오늘의 청년들에게
이데올로기는 더 이상 보수나 진보가 아니다

그들의 이데올로기는 다름 아닌 공정이다
그들은 이른바 진보 정권을 싫어한다
그 이유는
이 정권이 공정하다고 믿지 않는 까닭이다 그렇다고 보수 정당을 지지하지도 않는다 그들의 눈에는 보수 역시 공정과 거리가 멀다

● 오늘의 진보 세력은 주로 운동권 출신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라난 진보가 아니다.
군사정권하에서 주사파 혹은
사회주의 혁명론에 젖줄을 댔던 사람들이다
그들의 사고는
아직도 냉전 시대의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보며 기대했었지만
조국과 추미애 사태에서 드러난
불공정 고리와
《내로남불》 과
그 뻔뻔스러운 몰염치에
나는 절망했다
너는 도대체 뭐하는 인간이냐?

공감과 나눔을 통해 권력을 얻고 유지했지만
권력을 자각하면서
탐욕스럽고 오만하고 공격적이 됐다.

권력이란
지배와 복종의 관계를 결정하는 힘이 아닌,
타인에 대한 영향력이다.
사회에서 타인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면서
세상에 기여하는 것이 《진정한 권력》이다

/ 대커 켈트너, 『권력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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