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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30

당고개 점집 하늘이 꾸물꾸물하면서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하다면 비가 오지 않도록 방책을 쓸 수 있을까? 제갈공명이 동남풍을 불러왔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내리는 비를 막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쏟아지는 비를 그냥 몸으로 맞을 것인가 아니면 비를 피하거나 우산을 마련하거나 옷이 젖지 않도록 대책을 찾을 것인가 내리는 비를 막을 수 없지만 비를 피해 옷이 젖지 않도록 알려주는 곳 어디에 있을까? 지하철 4호선 당고개 행을 타고가다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 그 곳에서는 말한다타고난 사주 팔자는 바꿀 수 없지만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막혀있는 운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고 비껴갈 수도 있다고... 말 못할 고민을 안고만 있어 답답하거나 알 수 없는 앞날에 대한 두려움을 풀고 싶을 때 가.. 2020. 10. 6.
이번 역은 가을입니다 이번에 도착하는 역은 가을이다.가을역의 자연은 화려하다. 물빛도 하늘빛도 나뭇빛도 곱디곱다. 날씨도 좋고 풍광도 좋으니 그냥 정처없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이거나 길이 막혀 걱정된다면, 옆 동네 공원으로 가보자어디에 내려도 어디를 가더라도 가을 풍광을 즐길 수 있다. 가을은 짧다.이 가을이 가기 전, 망설이지 말고 꽃 구경을 가보자이미 화사하게 피어오른 꽃도 있고, 이제 막 봉오리를 터뜨리는 꽃도 있다. 하늘하늘한 코스모스 앞에서 사진을 사진도 찍고, 가까이 다가가 향기도 맡아본다. 가을이가을 내음이 몸속 깊이 들어온다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날이 매력적인 가을날에는 어디에서든 책을 읽을 수 있다굳이 집안에서만 있을 필요가 없다. 책 한 권 옆에 끼고 슬슬 걷다가 어디서든 책을 읽으.. 2020. 10. 4.
하늘공원 하늘길 靑明맑고 푸른 하늘매년 가을이 되면 마음껏 즐기는 소중한 우리의 자연이다 가을이 오면 깊어가는 계절이 아쉬어 으악새가 슬피울고 눈앞이 아득하도록 억새밭이 넓고도 드넓게 펼쳐진다 가슴으로 상쾌하고 신선한 공기를 깊숙하게 들이마시며눈으로는 계절의 느낌을 눈시리게 보고 즐길 수 있는 곳가을만 되면 가고싶은 공원 하늘공원 단풍과 함께 가을을 대표하는 억새이리저리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물가의 갈대는 아니지만 꽃도 아니고 잎도 아니고 나무도 아닌 듯 한데 그렇다면깊어가는 가을을 슬퍼 구슬프게 울어대는 새으악새일까? 어느 새가 사는 집일까억새가 사는지 으악새가 사는지이곳에 사는 새는 좋겠다예쁜 집도 많고 멋진 아파트도 많아서.... 이곳에는 억새만 있는게 아니다하늘공원에는 또 다른 모습의 가을과도 만날 수 있다 핑크.. 2020. 10. 2.
동대문 저 문은 오늘도 닫혀있네 언제나 한 번이라도 지나갈 수 있을까? 하나의 외로운 섬처럼 차들의 흐름 속에 갇혀있는 동대문 그곳을 지날 때마다 떠오르는 생각이다 언제 한 번이라도 문을 여는 날이 있을까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어릴 때부터 살면서 오며가며 하루에도 여러번씩 눈과 마주친 동대문의 모습은 매우 낯이 익었지만 그 때부터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동대문은 언제나 딱딱한 모습으로 굳게 닫혀 있을 뿐 조금이라도 방긋 웃는 얼굴로 문을 열어준 적은 한번도 없었다 都城 도성 성곽으로 이루어진 나라의 수도라는 뜻이다 조선 왕조의 수도였던 한양도성의 대외적으로 공식적인 명칭은 한성 漢城이었다 예전의 서울은 성벽으로 둘러 싸인 말 그대로 한양 도성이었다지만 나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이곳에서 사셨던 아버지에게 물어봐도.. 2020. 9. 21.
밤골의 추억 달동네 도시 외곽의 산비탈 등 비교적 높은 지대에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를 일컫는 말로 높은 곳에 위치해 달이 잘 보인다는 뜻에서 붙여졌다고 한다.전에는 흔히 하꼬방촌이나 판자촌이라 불렀는데 큰 인기를 끌었던 MBC 드라마 [서울의 달] 이후로 산등성이에 허름한 집들이 모여 있으면 모두 달동네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한석규의 출세작으로 더 유명한 드라마 서울의 달은 지금은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한 금호동의 달동네를 무대로 살아가는 서민들의 이런저런 삶을 진솔하게 풀어내 공전의 히트를 했다. 그러한 달동네들은 1980년대 이후 추진된 서울 재개발사업 등으로 하나둘 사라져 갔고 그 자리에는 시멘트블록과 함석지붕의 판자촌을 대신하여 높고 높은 아파트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말하기 좋아하는 무책임한 사람들은.. 2020. 7. 12.
다방 더운 여름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한 잔의 모카 라떼를 마시면 그 곳을 카페라 하지만 노란자가 동동 떠있는 추억의 쌍화차 한 잔을 마실 수 있으면 우리는 그곳을 다방이라 부른다오 마치 시간의 흐름이 정지된 듯 시계 초침까지도 더디게 흘러가는 곳 그 곳에서 말 그대로 다방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물끄러미 창밖의 세상을 내려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구랴 그때 요즘 진짜로 보기 힘든 나비 한 마리가 날라와 창가에 앉았지 어디서 왔을까 저 나비는 나를 보려고 이곳까지 왔을까 아니면 꽃잎이 예뻐서 여기에 놀러왔을까 바쁜 일도 없기에 그저 멍하니 나비가 사라진 창밖을 바라보았다우 퇴직해서 사무실 하나 장만했냐고? 그렇다우 이곳이 내 사무실이지 집에 핸드폰을 두고 와도 문제가 없지 여기 전화가 바로 내 전화이기도 하.. 2020. 6. 27.
104마을 104 ! 산104 번지 노원구 중계본동 산104번지 우리는 그곳을 백사마을이라 부른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고도 하지만 재개발이 확정되어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라 머지않아 그곳도 역사 속의 동네로 사라질 것이다 산101번지, 서대문구 현저동 산101번지 큰집이라 부르던 곳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크게 악명을 떨쳤던 서대문구치소, 서대문형무소 지금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라 부르는 곳이다 588 ?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가보지는 않았어도 어떤 곳인지 아는 곳이다 사는 동네에 따라 다르게 얘기하기도 한다 588번 버스? 화곡동에서 오래 살았던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 지금도 588이라고 하면 신길운수 신월동 종점을 588종점이라고 한다. ​ 잠실에서 조금 오래 살았던 사람들이 잠실나루역? 보다는 성내역이라 말.. 2020. 6. 22.
창신동 봉제마을 그곳에 가면 추억을 간직한 사람에게는 귀를 쫑긋하게 되고 눈을 다시 한 번 크게 뜨고 보게된다​ 창신동이 그렇다 그렇다고 창신동에서 자란 것은 아니다 내가 어린시절을 보낸 연건동에서 이화동을 지나 동숭동 산비탈길을 올라가면 저 산 너머에, 낙산 너머에 있다고 들었던 동네였기에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옆 동네의 효제나 혜화국민학교와 비교하여 한 학년이 6개반 밖에 없어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는 창경국민학교 그런 우리학교도 한 반에 80명이 넘었다. 6학년때 우리반은 82번까지 있었으니.... 우리학교와는 조금 멀리 떨어진 창신국민학교는 1969년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국민학교로 유명했었다. ​ 학생수가 자그마치 1만 204명, 학급수는 129개로 한 학년이 20반이 넘었고 고학년까지도 2부제 수업을 해야.. 2020.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