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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밤골의 추억

by 창밖의 남자 2020. 7. 12.

달동네
도시 외곽의 산비탈 등 비교적 높은 지대에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를 일컫는 말로
높은 곳에 위치해
달이 잘 보인다는 뜻에서 붙여졌다고 한다.

전에는 흔히 하꼬방촌이나 판자촌이라 불렀는데
큰 인기를 끌었던 MBC 드라마 [서울의 달] 이후로
산등성이에 허름한 집들이 모여 있으면
모두 달동네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한석규의 출세작으로 더 유명한 드라마
서울의 달은
지금은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한 
금호동의 달동네를 무대로 살아가는
서민들의 이런저런 삶을 진솔하게 풀어내
공전의 히트를 했다. 


그러한 달동네들은 1980년대 이후 추진된
서울 재개발사업 등으로 하나둘 사라져 갔고
그 자리에는
시멘트블록과 함석지붕의 판자촌을 대신하여 
높고 높은 아파트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말하기 좋아하는 무책임한 사람들은
정부가 힘없는 농촌 주민들을 서울로 끌어들여
대기업 위주의 경제개발에 실컷 이용하면서
도시빈민층을 양산했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하지만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닐까 한다.

그 때는 국민 대다수가 가난했다.
가난했지만 잘 살겠다는,
남 보란 듯이 살아보겠다는 꿈을 지니고 있었다
드라마 [서울의 달]이 히트한 것은
그러한 정서가 국민들 모두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달동네 사람들은
이 사회에서 소외되어 산비탈로 쫒겨간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학자들이 말하는
도시 빈민층과는 성격이 매우 다르다
필리핀 빈민촌을 연상시키는 그런 곳이 아니다


달동네 사람들은 
조선시대 이래 대대로 물려받았던 농촌의
가난한 삶에서 벗어나 사람같이 살아보겠다며
그야말로 악착같이 이를 악물어가며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큰 어려움없이 사는 60대 가운데에는
어렸을 때 판자촌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꽤많다
지금의 경제적 여유나 학벌이
그냥 공으로 거저 얻은 것이 절대 아니다.

말이 새끼를 낳으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이 자식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라고 했듯이
자신의 가난이 못배운 탓이라고 여긴
우리의 부모 세대들은
자식들 만큼은 대학까지 공부시켜야겠다는 생각에
서울로 서울로 올라왔던 것이
바로 우리의 부모님 세대들이다

그들은 오로지 [자식 공부시키는 樂]
그 樂 한가지를 위해 
평화시장에서 구로공단에서
힘든 노동과 갖은 고생을 다하며 살아왔다. 
저임금 노동 착취라는 말은
어떻게 보면
부르조아 좌파, 압구정 좌파 라고 불리우는
자신의 손에는 물 한방울 묻혀 보지도 않고
그저 비판만 하는 자들의
한가한 얘기이기도 하다.

물론 힘 없고 소외받은 사람들에 대해 
우리사회가 보다 더 관심을 기울이고 배려를 하고
정부도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복지 대책을 세워
시행해 나가는 것이 당연하지만
자기 스스로 응분의 노력없이
주위 환경과 나라 탓만 하는 요즘음의 세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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