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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30

익선동 종로3가 골목이 서울의 지도였던 때가 있었다. 모퉁이집, 끝집 같은 이름은 골목의 이정표였다. 아파트 단지에, 예쁜 이름의 대로에 지도의 굵은 글씨를 내준지 오래지만 서울 한복판에 골목을 간직한 동네가 남아 있다. 보존이라기보다는 방치됐다고 표현해야 할 빛바랜 한옥이 전통과 낡음의 경계에서 사람들을 맞고 있다. 종로구 익선동이다. 益 더할 익 善 착할 선 착한 일만 거듭되는 곳, 그래서 익선동인가... 종로3가와 북촌 사이에 있는 동네 익선동 익선이라는 동네 이름은 이 지역에 있던 마을 이름인 익동의 ‘익’자와 조선 초기부터 있던 한성부 중부 정선방에서 ‘선’자를 따서 합성한 데서 유래되었으나, 1914년에 동명을 새로 제정하면서 ‘예전보다 더 좋은’이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으로 보기도 한단다. 번듯한 양반집을 떠.. 2020. 6. 12.
녹슬은 기찻길 오류동 남쪽에 항동이라 불리는 동네가 있고 그곳에 달리는 듯 멈추는 듯한 기차길이 있다. 길이 4.5km에 달하는 항동 철길은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서 항동, 부천시 옥길동까지 이어진 단선 철로로, 원래 명칭은 오류선이었다. 지난 1959년 경기화학공업이라는 기업이 원료와 생산물을 운반하기 위해 만들었으나 KG케미칼로 이름을 변경하며 공장을 이전한 후 기차 대신에 사람들이 다니는 철길이 되었다. 그렇지만 항동 철길은 폐선이 아니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두 번, 근처 군부대로 들어가는 화물기차가 멀리서부터 기적을 울리면서 천천히 운행한다고 한다. 오랜 세월을 느끼게 하는 철길 한쪽의 ‘멈춤’ 표지판을 지나고 풀과 자갈이 덮인 철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옛 시골길을 걷는 느낌이다. 공원으로 단장한 다른 곳의 .. 2020. 6. 9.
을지로골목에서 지난 가을날의 이야기 ...... 을지로3가 지하철역에 내리니 입구에 축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흔히 보던 풍경, 만국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 하나! 그런데 축제에 웬 이웃돕기 자선행사일까아뭏튼 축제 준비는 간단해 보였다. 평상시와 같이 길가 골목 양쪽에 조립식 탁자와 의자를 펴놓는 것, 그걸로 준비 끝! 그렇게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골목은 노가리와 맥주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들어차기 시작했다. 평상시와 비슷한 풍경들, 가볍게 한 잔한다면 생맥주에 노가리 한 마리 칼칼함이 좋으면 호프 한잔에 골뱅이 한 접시 그것도 좋겠지만 뭐니뭐니해도 치맥이 더좋아!!해가 슬슬 넘어가기 시작하자 노가리 골목은 그야말로 인산인해 장터 수준이 아닌 완전 도떼기 시장, 난리통이 되어버렸다.안락한 .. 2020. 6. 8.
뚝섬 그리고 성수동 뚝섬 지금이야 뚝섬역 때문에 익숙한 지명이지만 지하철 2호선이 생기기 이전까지만 해도 서울토박이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설었던 이름이었다.섬? 그것도 뚝 떨어진 섬 아니 서울에도 섬이 있었나그 뚝섬이 나에게는 외가집 동네였다. 시골이 아니기에 시내버스를 타고 가는 논도 없고 밭도 없는 밋밋한 한옥집이었지만 조금만 걸어가면 뚝너머로 한강이 흘러가고 외할머니가 계시며 언제든지 반겨주시던 큰외삼촌이 사시던, 추억어린 외가집 동네였다.그런 추억을 지녔던 외가집이었지만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외삼촌도 일찍 돌아가시며 그곳을 떠났기에 뚝섬은 내 기억 속에서 멀어져갔다그때의 외가집이 어디쯤이었을까? 사진을 찍는다며 성수동 일대를 다니면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려 보지만 옛날의 조용했던 동네가 언제부터인가 준공장지역으로 .. 2020. 5. 28.
후암동 집구경 후암동에는 이른바 [문화주택]이라는 일본식 주택들이 밀집해 있다. 1920년대 부터 일본인들이 집단 거주하면서 일본식에 서양식을 섞은 건물들이 생겨났고 당시 전통주택과 다른 이들을 문화주택이라고 불렀다. 현재도 300여채의 문화주택이 남아있어 추라하지만 뭔가 이국적 풍경을 띤다. 문화주택은 일본식 주택의 하나로 응접실이나 현관에 도어를 단, 서양식을 절충해 1920년대에 유행하였다. 문화주택의 특징은 파란지붕과 빨강지붕이고 형태는 삼각형인 2층집으로 테라스가 존재하며 굴뚝이 있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일본전통집과는 다른 형태의 집이었다.왜 후암동 지역일까? 이는 용산에 주둔한 일본군과 관계가 있다. 남쪽으로는 일본군 주둔지(현재 용산 미군기지) 북쪽으로는 한양도성 남대문 사이라는 위치 때문이다. 지.. 2020. 5. 26.
안산에서 안산하면 흔히 경기도 안산시를 떠올리지만 그곳은 설악산 북한산이 아닌 도시이며 安山이라고 쓴다,.요즈음 서울 시민들의 사랑을 흠뻑 받고 있는 안산은 서대문구에 있는 높이 295m의 낮으막한 서울 도심에 있는 진짜 산이다. 한자로는 鞍山이라고 쓴다.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안산 자락길은 유모차길이라고도 부를 정도로, 길의 태반이 편안한 데크로 이루어져 걷기도 편하지만 자락길을 한바퀴 돌면 7km에 달하기에 걷는 운동량이 만만치 않은 길이기도 하다.鞍山의 한자 鞍은 안장을 뜻한다. 전하는 말로는 종로 대학로 위쪽에 있는 낙산 駱山에 대응하여 이름지었다고 한다. 풍수지리에서 흔히 좌청룡 우백호라는 말을 한다 북으로는 백악을 주산으로 삼아 남으로는 남산, 동쪽 낙산과 서쪽 인왕산이 있는 한양 땅을 조선의 .. 2020.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