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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104마을

by 창밖의 남자 2020. 6. 22.


104 !
산104 번지
노원구 중계본동 산104번지
우리는 그곳을 백사마을이라 부른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고도 하지만
재개발이 확정되어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라
머지않아
그곳도 역사 속의 동네로 사라질 것이다



산101번지,
서대문구 현저동 산101번지
큰집이라 부르던 곳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크게 악명을 떨쳤던
서대문구치소, 서대문형무소
지금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라 부르는 곳이다


588 ?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가보지는 않았어도 어떤 곳인지 아는 곳이다




사는 동네에 따라 다르게 얘기하기도 한다
588번 버스?
화곡동에서 오래 살았던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
지금도 588이라고 하면
신길운수 신월동 종점을 588종점이라고 한다.

잠실에서 조금 오래 살았던 사람들이
잠실나루역? 보다는 성내역이라 말하듯이.




588!
청량리 588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588번지다.
청량리역과 성바오르병원 뒤편의 골목길이다.




그곳이 일반인들에게 대중화된 것은
봉제공장 여공, 버스안내양, 창녀로 몰락해가는 한 여성의 비극을 통해 70년대 산업화 시대의 그늘을 담은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 덕분이다
주인공 염복순의 개성이 돋보였는데
이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청량리588이다.

588의 역사는 사실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다
60년대 시내 복판인 종로3가 주변의 홍등가,
이른바 《종3》이 환경정비를 구실로 철거당하자
마치 풍선효과 처럼
당시 변두리였던 청량리와 미아리로 밀려나서
청량리 588과 미아리 텍사스가 형성되었다




1번지 !
어디를 가던 어느 동네이건 1번지는 있다.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세종로 1번지
조선시대에서는 경복궁
대한민국에서는 청와대
예나지금이나 권력의 핵심이자 정치의 중심이다

그러서 그런지 1번지하면
명동은 패션의 일번지라는 말처럼
어떤 분야에서 으뜸가는 곳을 나타내곤 하지만
진짜 누가 제일 잘하는 건지는 아무도 모른다




104 번지를 얘기하다보니
주소를 나타내는 지번을 떠나서도
숫자에 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계속 이어진다

항일 시인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육사

내 고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대구형무소에서 수인 번호가 264였다고
자신의 호를 《육사》라 지은 분
그 후 광복의 날도 보지 못하고
또다시 체포되어
머나먼 북경 감옥에서 옥사하셨다.




쌍팔년도!
조금 시간이 지난 옛날을 추억하거나
지금과는 거리가 먼 구닥다리를 나타낼 때
《쌍팔년도》라는 말을 쓰곤 한다

쌍팔년을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더러 있는 모양인데
당연히 그 때가 아닌 1955년을 뜻한다.
서기 1955년이 당시에는 단기 4288년이다




60년대나 70년대에 《쌍팔년도 군대》라고 말하면
6.25전쟁 직후 법 질서가 무너져 매우 혼란했던
우리나라 군대를 의미하는 말로 통했다.

와리바시 군번 이라는 말도 있다.
60년대 초반에 군에 입대한 군인들을 뜻하며
그들의 군번이 《11xx xxxx》이었기에
나무젓가락 11을 연상시키는 군번이다
내 군번인 <129317xx>과 비교해 보면
서있는 줄이 보이지도 않을 엄청난 고참들이다
와리바시 군번의 막내쯤이 월남전에 참전했기에
6.25 전쟁이후 처음으로 실제 전투를 경험하고
고생도 무지막지하게 했던 역전의 용사들이다.




개떼같이 우르르 떼거지로 몰려다닌다는
58년 개띠들
그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한 해가
바로 1977년!
그래서 칠칠치못한 애들이라고 비아냥들었던
77학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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