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도착하는 역은 가을이다.
가을역의 자연은 화려하다.
물빛도 하늘빛도 나뭇빛도 곱디곱다.
날씨도 좋고 풍광도 좋으니
그냥 정처없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이거나
길이 막혀 걱정된다면,
옆 동네 공원으로 가보자
어디에 내려도 어디를 가더라도
가을 풍광을 즐길 수 있다.
가을은 짧다.
이 가을이 가기 전,
망설이지 말고 꽃 구경을 가보자
이미 화사하게 피어오른 꽃도 있고,
이제 막 봉오리를 터뜨리는 꽃도 있다.
하늘하늘한 코스모스 앞에서
사진을 사진도 찍고,
가까이 다가가 향기도 맡아본다.
가을이
가을 내음이 몸속 깊이 들어온다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날
이 매력적인 가을날에는
어디에서든 책을 읽을 수 있다
굳이 집안에서만 있을 필요가 없다.
책 한 권 옆에 끼고
슬슬 걷다가
어디서든 책을 읽으며 쉬면 된다
책이 아니어도 좋다
신문이면 어떠랴,
꽆과 함께 가을과 함께라면 무엇이라도 좋다
꽃이 예뻤다
들국화라고 해도 좋고
미국쑥부쟁이라고 불러도 좋았다
그냥 지켜만 봐도 좋았다
꽃 구경 가을 구경 그리고 사람 구경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구경하는 게 생각외로 재미있다
잔잔하게 다가오는 새로운 맛이 있다.
가을역이다
천천히 역에서 내리면 근처 공원으로 가보자
문을 닫아버린
상암 하늘공원이 아쉽기는 하지만
어디 갈 곳이 거기 뿐이랴
올림픽공원도 좋고 양재 시민의 숲도 좋고
한강 공원도 좋다
코스모스가
하늘하늘 바람에 흔들리며
나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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