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골목길

녹슬은 기찻길

by 창밖의 남자 2020. 6. 9.


오류동 남쪽에
항동이라 불리는 동네가 있고
그곳에
달리는 듯 멈추는 듯한 기차길이 있다.


길이 4.5km에 달하는 항동 철길은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서
항동, 부천시 옥길동까지 이어진 단선 철로로,
원래 명칭은 오류선이었다.


지난 1959년 경기화학공업이라는 기업이
원료와 생산물을 운반하기 위해 만들었으나
KG케미칼로 이름을 변경하며 공장을 이전한 후
기차 대신에
사람들이 다니는 철길이 되었다.


그렇지만 항동 철길은 폐선이 아니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두 번,
근처 군부대로 들어가는 화물기차가
멀리서부터
기적을 울리면서 천천히 운행한다고 한다.


오랜 세월을 느끼게 하는 철길 한쪽의
‘멈춤’ 표지판을 지나고
풀과 자갈이 덮인 철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옛 시골길을 걷는 느낌이다.


공원으로 단장한 다른 곳의 철도 폐선 길과는
맛도 다르고 받는 느낌도 남다르다.
멀리 가지 않으면서도
잠시 복잡한 시내를 벗어나고 싶을 때,
시골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산책하고 싶을 때는
세련되지 못한
4.5km의 항동 철길을 걸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골목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신동 봉제마을  (0) 2020.06.17
익선동 종로3가  (0) 2020.06.12
을지로골목에서  (0) 2020.06.08
뚝섬 그리고 성수동  (0) 2020.05.28
후암동 집구경  (0) 2020.05.2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