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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익선동 종로3가

by 창밖의 남자 2020. 6. 12.

골목이 서울의 지도였던 때가 있었다.
모퉁이집, 끝집 같은 이름은 골목의 이정표였다.
아파트 단지에, 예쁜 이름의 대로에
지도의 굵은 글씨를 내준지 오래지만
서울 한복판에 골목을 간직한 동네가 남아 있다.

보존이라기보다는 방치됐다고 표현해야 할
빛바랜 한옥이
전통과 낡음의 경계에서 사람들을 맞고 있다.
종로구 익선동이다.


 더할 익  착할 선
착한 일만 거듭되는 곳, 그래서 익선동인가...


종로3가와 북촌 사이에 있는 동네
익선동

익선이라는 동네 이름은
이 지역에 있던 마을 이름인 익동의 ‘익’자와
조선 초기부터 있던 한성부 중부 정선방에서
‘선’자를 따서 합성한 데서 유래되었으나,

1914년에 동명을 새로 제정하면서 
‘예전보다 더 좋은’이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으로
보기도 한단다.

번듯한 양반집을 떠올리는 북촌과 달리
일제시대 서민을 위한 개량형 한옥이 들어선
익선동은
작고 싼 집을 찾아 모여든
저소득층의 보금자리 역할을 해왔다.


여기에 2004년 재개발이 가능한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집주인들이
최소한의 보수만 해온 탓에 빈민가처럼 낙후됐다.

그런 익선동에
젊음이 싹튼 건 불과 몇년도 채 되지 않는다
이태원과 홍대 등의 비싼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젊은이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2014년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해체되면서
10년을 끌어온 재개발이 무산되자
집주인들도
제 돈을 들여 낡은 한옥을 고쳐 장사를 하겠다는
젊은 임차인들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멋진 카페와 아담한 레스토랑 등이
속속 들어섰다.


북촌을 시작으로 불기 시작한
한옥마을에 대한 관심이
북촌이나 서촌과는 약간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익선동 한옥마을까지 퍼진 것이다.

지하철 1호선과 3호선 그리고 5호선이 만나는 곳
종로3가역을 끼고 있는
말그대로 초역세권
시내 한복판에 있으며 다른 어느 곳보다도
접근성이 좋은 동네일뿐 아니라

인사동이 바로 옆이고
북촌도 창덕궁도 길만 건너면 되는 곳
좋은 게 말그대로 따블로 있는 동네
익선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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