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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이야기32

박물관에 가다 2020년 경자년 한 해는 그놈의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것 때문에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그렇다고 집 안에서만 죽치기에는 너무 갑갑한데 사람이 모이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니 밖으로 나가보려해도 마땅치가 않다 연초나 지금이나 바이러스가 횡횡하는 것은 다름이 없건만 정부도 재미를 볼 만큼 보았는지 살살 풀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죽어라하고 따르던 우리들도 이제는 지치고 지쳐 가을 바람이라도 쏘일겸 어디론가 집을 나선다 오라는 데도 없고 똑부러지게 갈 곳도 없지만 그래도 제일 만만하게 다니기에는 이촌역 앞의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이 최고다 코로나로 인해 박물관 해설을 중단한지도 벌써 거의 일년이 다되가고 있기에 ​ 전시실 유물들이 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새로이 전시되는 것을 보고 즐기다보면 하루 해가 휭하니.. 2020. 11. 4.
나는 안중근이다 1909년 10월26일 오전 9시 30분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이 중국 하얼빈에서 이등박문 伊藤博文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것은 20세기초 일어난 최대의 사건이었다당시 안중근 나이 31세 거사 동기에 대한 질문을 받자 ​ ● 이등박문은 대한의 독립주권을 침탈한 원흉이며 동양 평화의 교란자이므로 ■ 대한의군 참모중장 大韓義軍 參謀中將 신분과 자격으로 총살한 것이지 민간인 개인으로 사살한 것이 아니다 라고 분명히 밝혔다. ​안중근 의사?? 그는 민간인도 개인도 아니기에 의사라고 열사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된 호칭이라 판단된다국가보훈처 정의를 따르면 의사(義士)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항거하다가 의롭게 죽은 사람으로 무력으로 싸우다 죽은 사람을 가리킬 때 쓰며, 군인에게는 쓰지 않는다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2020. 10. 23.
가을날의 동구릉 서울의 동쪽 끝 망우리 고개를 넘어가면 동구릉이 있다 동쪽으로는 동구릉 서쪽으로는 서오릉 서울에서 중고등 학교 시절을 보낸 학생치고 이곳으로 소풍 안가본 이가 없다 그것도 한두번이 아니다 매년마다 단골로 가는 곳이 바로 왕릉이었다 조선 왕조 오백년이 잠들어 있는 곳 일곱 분의 왕과 열 분의 왕비와 계비가 잠들어 있는 곳 59만여 평에 달하는 넓고넓은 대지에 맑은 공기와 숲이 우거진 곳 동구릉 조선 제1대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健元陵) 제5대 문종과 현덕왕후가 묻힌 현릉(顯陵) 제14대 선조와 의인왕후 그리고 계비 인목왕후가 묻힌 목릉(穆陵) 제16대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의 휘릉(徽陵) 제18대 현종과 명성왕후의 숭릉(崇陵) 제20대 경종비 단의왕후가 묻힌 혜릉(惠陵) 제21대 영조와 계비 정순왕후의 원릉.. 2020. 10. 21.
백일홍 百日紅 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면,테세우스가 크레타에서 미노타우로스라는 괴물을 퇴치할 때 자신이 살아서 돌아오게 되면 배에 흰 돛을, 그렇지 않으면 검은 돛을 달기로 한 약속을 까먹고 검은 돛을 단 채로 고국 아테네로 돌아오는 바람에 아이게우스가 목숨을 끊어버린다는 슬픈 이야기가 있다 깃발 색 때문에 오해해서 벌어지는 비극은 세계 여러 설화에서 단골로 보이는 클리셰다.우리에게 전해 내려오는 전설중에서 백일홍에 관한 얘기가 바로 그거다 아주 옛날 옛날 옛적에 바닷가 근처의 어촌 마을이 있었는데 그 곳에 머리 여럿 달린 거대한 이무기가 나타나 어부들을 잡아먹고 태풍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는 악행을 저질렀데요 이무기의 극성이 날로 심해지자 사람들은 성질 나쁜 이무기를 달래기 위해 젊은 처녀를 이무기의 제물로 바.. 2020. 10. 12.
경교장 김구 서대문사거리에 있는 강북삼성병원 안으로 들어가면 꿔다놓은 보리자루처럼 한구석에 잔뜩 주눅이 들린 듯한 건물이 있다 이름하여 경교장. 예전에 어느 골목 초입에나 있던 여관이나 모텔 이름 같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 활동공간이자, 백범 김구 선생이 서거한 역사의 현장이다. 경교장, 지금의 강북삼성병원 이전에 적십자병원이, 그 이전 조선시대에는 경기감영이 있었다 ​감영은, 조선시대 관찰사가 거처하는 관청이니 요즘식으로 표현하면 경기도청이 되겠다 ​ 그 감영 앞에는 시내물이 흐르고 다리가 하나 있었다. 이름하여 경교 京橋 김구 선생은 그 다리 이름을 따서 경교장이라 부르자고 했다. 커다란 집 경교장 일제강점기때 지은 이 저택의 원래 이름은 죽첨장(竹添莊)이다 竹添 죽첨은 다케조에(たけぞえ しんいちろう)라는 .. 2020. 10. 8.
실록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시대의 임금이 왕위에 있는 동안 조정에서 일어난 일과 그 밖의 여러 사실들을 정리한 기록이다. ​ 고려 시대에도 실록을 편찬했지만 지금은 《조선왕조실록》만 남아 있을 뿐이다. 1392년 태조부터 1863년 철종까지 긴 세월에 걸쳐 완성한 방대한 자료이면서도 정확성과 객관성이 뛰어난 기록 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흔히 알려진 것 처럼 그렇지만 반드시 그렇게 엄정하고 공정하게 기술된 것 만은 아니었다 사관들은 엄정한 사실 기록을 내세우며 국왕 조차도 열람을 못하게 했지만 어느 쪽에서 당권을 차지했느냐에 따라서 권력이 바뀔 때 마다 실록을 새로 편찬하거나 수정하기도 했다 선조, 현종, 숙종, 경종의 실록이 이에 해당한다 ●■ 선조실록 / °선조수정실록 광해군일기 중초본 / °.. 2020. 9. 30.
열림과 닫힘 오늘의 시대를 관통하는 열쇠와 자물쇠는? 그중의 하나가 소통이다. 통하지 않으니 불통이요 도대체 통하지 않으니 먹통이다. 너나 나나 누구나 소통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역설하고 소통해야 살아남는다며 우리들의 사고를 전환할 것을 촉구하면서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소상히 알려주기도 한다. 그러나 방법을 몰라서 안하나? 소통과 먹통! 집 사람이나 딸내미도 나보고 불통이라고 한다. 자기 생각만 옳다고 주장한다는 거다. 나만 고치면, 내 태도만 바꾸면 서로간에 소통이 잘될 거란다. 이상하지 않은가? 대화라는 것은 서로가 주고 받는 것인데 왜 나만 문제인가? 시대가 변했다고 모든 것이 다 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소간 불편하더라도 간직해야 할 것은 간직하고 지켜야 할 것은 지키며 살아가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발전한.. 2020. 9. 12.
금강산 일만이천봉 하늘이 드높은 가을날 저녁볕이 동쪽으로 비치고 있을 때 저 멀리 하얗게 솟아오른 금강산을 바라보면 마음이 흔들리고 정신이 황홀하여 결국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된다고 한다 / 이상수, 동행산수기 중에서 땅은 그곳과 인연을 맺은 사람때문에 후세에 전해지는 것이지 단지 경치가 빼어나서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 표암 강세황 강원도 금강산 일만 이천봉 팔만 구암자 유점사 법당 뒤 칠성당에 모두 모여 팔자에 없는 아들딸 나 달라고..... / 정선아리랑에서 금강산 봉우리가 진짜로 일만이천개일까? 절과 암자는 정말로 팔만 아홉개일까? 우리는 무심결에 말하기는 한다 그러나 누가 세었는지 몰라도 액면 그대로 믿기에는 너무 순진한 감이 있다 중국의 시선 이태백은 자신의 백발이 삼천장이요 白髮三千丈 여산 폭포 높이가 삼천척 .. 2020.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