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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이야기

박물관에 가다

by 창밖의 남자 2020. 11. 4.




2020년 경자년 한 해는
그놈의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것 때문에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그렇다고
집 안에서만 죽치기에는 너무 갑갑한데
사람이 모이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니
밖으로 나가보려해도 마땅치가 않다


연초나 지금이나
바이러스가 횡횡하는 것은 다름이 없건만
정부도 재미를 볼 만큼 보았는지 살살 풀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죽어라하고 따르던
우리들도 이제는 지치고 지쳐
가을 바람이라도 쏘일겸
어디론가 집을 나선다


오라는 데도 없고
똑부러지게 갈 곳도 없지만
그래도 제일 만만하게 다니기에는
이촌역 앞의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이 최고다


개성 경천사지 10층 석탑/ 국보제86호


코로나로 인해
박물관 해설을 중단한지도
벌써 거의 일년이 다되가고 있기에

전시실 유물들이 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새로이 전시되는 것을 보고 즐기다보면
하루 해가 휭하니 잘도 지나간다



우리의 역사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곳은
국립중앙박물관이지만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곳은
국립현대미술관이다
음....
중앙박물관에도 온갖 미술품이 가득한데
현대미술관에 있는 것과는 어떻게 다르지?


이재 초상 조선 후기의 걸작 초상화로 손꼽힌다



영어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이나
모두 똑같이
Museum 으로 표기한다

​국립중앙박물관 
National Museum of Korea

​국립현대미술관 
National Museum of modern & contemporary art, Korea

서울시립미술관 Seoul Museum of art

국립민속박물관
The National Folk Museum of Korea 


영어 표기에서 보듯이
박물관이나 미술관이나
본래 같은 개념이다

서구문화를 받아 들이는 과정에서
일본이 만든 각종의 어휘들을
아무런 개념없이 그대로 빌려쓰고 있는 우리들의 불행한 문화수준을 보여주는
현상일 뿐이다


신라 황남대총 북분 금관 / 국보 제191호



《Museum》이라는 용어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상인
'Cosimo de Medici' 의 손자인
로렌초 메디치가
진기한 수집품을 서술할 때
뮤지움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하여
수집품을 의미하였으나
17세기 중반 이후로 오늘날 까지
모든 국가들이 자료 종류에 구별없이
모든 장르의 수집품을 보관 전시하는 장소를
의미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어쩌다보니 궁여지책으로

● 근대 이전의 유물들을 전시하는 곳을
박물관으로

● 근대 이후의 순수 예술품들은
미술관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뭐 그렇다고 반드시
꼭 그런것 만은 아닌게 현실이기도 하다


고려 청동 금고/ 쇠북


*** 박물관 및 미술관진흥법에 따르면
- 박물관이란....
문화 예술 학문의 발전과
일반공중의 문화향유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해
역사/고고/인류/민속/예술/동물/식물/광물/과학/기술/산업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관리/보존/조사/연구/전시/교육하는 시설을 말한다

​- 미술관이란........
박물관 중에서 
특히 서화/조각/공예/건축/사진 등 미술에 관한 자료를 수집/관리하는 시설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법을 통하여
박물관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박물관과 미술관을
자료의 대상에 따라 구분하고
개별적으로 정의함으로써,

박물관의 하위 개념에 해당하는 미술관을
박물관과 동일시하는
오류와 모순을 보이고 있다

참으로 알 수 없는
어이가 없는 우리의 법이다


연경당 / 위창 오세창


이렇게 마구잡이로 하다보니
우리나라 예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서예가 미술 장르에서 제외되는
황당한 지경에 이르렀고,

무식하기 짝이 없는 일부 화가들은 지금도 
창호지 같은 종이 위에
붓으로 
한글이나 한자 글씨를 쓰느게 
무슨 예술이냐, 그게 미술이냐 라고 떠드는
한심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조선 성종 어필


​우리나라 박물관은
1907년 순종을 위해 창경궁 전각에 설치한 
[李王家 박물관]을 시작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된 [帝室  박물관]과 
조선총독부 박물관을 거쳐,


북한산 진흥왕순수비 / 국보제3호


광복이 되고 정부가 출범되기도 이전인
1946년 국립박물관으로 명칭을 확정지었고
2005년에 지금의 용산지역으로 이전하여,
면적 10만평에 달하는 
세계 6대박물관의 규모를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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