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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이야기

진신사리와 성배

by 창밖의 남자 2020. 12. 25.




톰 행크스가 나온 다빈치 코드와
해리슨 포드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두 영화의 공통점은
바로
예수의 성배다


성배에 관한 전설은
해리슨 포드가 나오는 영화 시리즈의 알맹이다
레이더스를 시작으로
인디아나 존스와 마궁의 사원,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
인디아나 존스와 크리스탈해골의 왕국

대학에서 고고학을 가르치는 고고학자라지만
Tomb Raider
툼 레이더
도굴꾼 같기도 한
인디아나 존스가 성배를 찾는 모험 이야기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생 쉴피스(St-Sulpice) 성당’은
노르트담 성당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성당이다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아이가 있었고
그 혈통이 오늘날까지 전해내려 온다는
가설로 전개되는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
가톨릭과 개신교의 뿌리를 뒤흔들 증거물
《성배》의
비밀을 보관한 장소로 등장하기에

나는야 아직도 못가봤지만
<Rose Line>과 해시계 <Gnomon>을 보려는
관광객들로 엄청 붐빈다고 한다




개신교와 천주교
기독교의 핵심 숭배물이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사용한 잔,
성배라 한다면

불교에서
그에 해당되는 대상을 얘기한다면
부처님의 시신을 화장하여 나온 뼈,
眞身舍利
진신사리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전각을
적멸보궁이라 한다
기독교 신자의 개념으로 본다면
그야말로 성지중의 성지인 셈이다

신라때 사리신앙을 전파한 이는 자장율사다
중국에 유학한 자장율사는
종남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세존의 의발과 진신사리 100과를 얻어 귀국해
모셔 온 진신사리를 여러 곳에 나누어 봉안했다
바로
《5대 적멸보궁》

양산의 통도사를 비롯하여
오대산 상원사, 설악산 봉정암, 사자산 법흥사
그리고 태백산 정암사이다

하지만 태백산 정암사의 적멸보궁은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왜적의 노략질을 피해
통도사 진신사리를 나누어 봉안한 곳이라 한다




적멸보궁은
부처님 몸체에서 나온 불사리를 모신 곳으로
석가모니 진신이 상주해 계신 것을 의미한다.

부처님 진신을 모신 것을 상징하는 곳이니
법당에는 별도로 불상을 봉안하지 않고
불단만 있는 게 적멸보궁의 외형적 특징이다.



법당 안에 방석만 놓여진 걸 보고
황당해 할 수 있지만
진신사리는
적멸보궁 바깥쪽에 사리탑을 세우거나
계단을 만들어 봉안한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방석이 놓여진 뒤쪽에 창을 통하여
사리탑이나 계단을 볼 수 있다.

사명대사가 왜군이 훔쳐간 사리를 되찾아온 후
통도사 금강계단을 중수하여 다시 모셨는데,
그 가운데 진신 치아사리 12과를 나누어
임진왜란때 맨 처음 승병을 모았던
금강산 건봉사에 봉안하였다



부처님 진신 치아사리가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1986년 6월의 사리탑 도굴사건 때문이다

절의 얘기에 의하면,
도굴꾼들은
민통선 이북지역에 있어 출입하기 어려웠던
건봉사에
 ‘모대학 건봉사 복원조사단’임을 사칭하여
위장출입증으로 검문소를 통과한 후
절에서 이틀간이나
‘사적 조사단’ 운운하면서
제초작업을 벌이며
금속탐지기로 문화재의 유무를 확인한 다음
치아사리를 훔쳐갔다
 
하지만 도굴꾼들은
부처님이 꿈에 나타나
<사리를 돌려주라>며 꾸짖는 꿈을 꾸었는데
하루도 아니고 며칠간이나 계속된 꿈의 계시에
불안에 떨다가
결국 주범은 서울 봉천동 모 호텔에
훔쳐간 사리 12과 가운데 8과를 맡겨놓고
달아났다고 한다

하지만 나머지 4과는
공범 중 한 명이 가지고 달아나는 바람에
아직도 되찾지 못했다고 한다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에 있는
건봉사
휴전선 남방한계선 남쪽 금강산 자락에 있다

신라 법흥왕 7년인 520년에 아도가 절을 짓고
원각사(圓覺寺)라 불렀다고 전해지나,
이 지역은 당시 고구려의 영토였기 때문에
삼국 시대에 건립된 대부분의 사찰에 얽힌
창건 설화처럼 하나의 전설로 생각된다

그후 도선국사가 사찰을 중수하여
서봉사(西鳳寺)라 개칭하였는데
1358년(공민왕 7)에는 나옹이 중수하고
다시 건봉사라고 개칭하였으며
1464년(세조 10)에는 어실각(御室閣)을 짓고
이후에도 현종 숙종 영조 순조 등
조선왕실의 원당(願堂)으로 삼았으며
임진왜란 때는
사명대사가 승병을 일으킨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3.8선 이북과 휴전선 남쪽이라는 위치때문에
한국전쟁 당시에는
우리의 5,8,9사단과 미군 10군단
그리고 북한군 5개 사단이
건봉사 일대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기에
불이문을 빼고는
절의 빽빽했던 전각 모두가 잿더미가 되었다




폐허로 변했던 건봉사는
1994년 이후 점차로 복원되기 시작하여
오늘의 절 모습이 되었다



절을 가면
맨 먼저 만나게 되는 문이 있다
일주문이다

일명 산문이라고도 하는데
기둥이 한 줄로 서 있다는 데에서
일주문이란 이름이 유래하였으며

이 일주문을 경계로 해서
세간과 출세간,
생사윤회의 중생계와 열반적정의 불국토로
나누어진다.

삼라만상이 따로 떨어져 있어서
하나가 아닌 것 같지만
본질 면에서 보면 그 모든 것이 둘이 아니다
나와 남이 둘이 아니고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며,
반야(般若)와 번뇌(煩惱)가 둘이 아니다.

재가와 출가가 둘이 아니며
시간과 공간도 둘이 아니요,
생사와 열반이 둘이 아니다.

누구든지
이 일주문에 들어오면
이 진리를 깨닫고
잃었던 본 바탕을 되찾으라는 뜻으로
일주문을 세웠다

일주문은
절의 경내로 들어서는 첫 관문 이므로
불자들은 이 일주문에 이르러서 합장하고
법당을 향해서 공손하게 반배를 올리는 것이
불자들의 의례적인 불교 예절이다




건봉사에는 일주문이 없다
원래부터 없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은
불이문만 있다

불이문 / 해강 김규진


불이(不二)는
<본래 진리는 둘이 아님>을 뜻하는 말로,
불이문은
절안으로 들어가는 3개의 문
일주문과 천왕문을 지나 사찰의 본전에 이르는
마지막 문이다

이 문을 통해야만
진리의 세계인 佛國土가 전개됨을 뜻한다

불이의 경지에 도달해야만
佛의 경지로 나아갈 수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
여기를 지나면
金堂이 바로 보일 수 있는 자리에 세운다

불이문은
번뇌의 속된 마음을 돌려서
해탈의 세계에 이르게 한다고 하여
解脫門
해탈문이라고도 하는데,

궁극적으로
번뇌와 해탈이 둘이 아니기 때문에
불이문이라고 일컫는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해탈문은
누각 밑을 통과하는 형태로 되어 있다.
2층의 다락집 형태인 누각 밑
1층 기둥 사이로
길이 나 있어
문의 모습을 이루고 있다

2층 누각은 불법을 설하는 강당으로 쓰였지만
절에 들어가는 쪽에서 보면
문이다

신약성서는 
예수와 12제자들과의
최후의 만찬 이야기를 전한다.

예수는 유월절 식사를 제자들과 함께한 뒤
술잔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마태복음 26:28)

전설에 따르면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사용한 잔으로
신도들 중 한 명인 요셉이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피를 받았다고 한다

술잔은 요셉에게서
다른 사람들의 손으로 넘어가면서
마법의 힘을 가졌다는 소문이 퍼졌다.

가톨릭교회는
성체성사에서 사용된 포도주가
실제로 예수의 피가 된다고 가르친다.

중세에 그리스도교도들은
자기 술잔의 포도주가
마법을 통해 예수의 피가 될 정도라면
예수가 실제로 사용한 술잔의 힘은
대단할 것이라고 상상했다.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 전설에 따르면
성배가 질병과 상처를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기사들이 성배를 찾아 나섰다고 한다.
그 이후로
성배는 《마법》이 되었다.


전설의 마법을 찾아가는 판타지
[반지의 제왕]을 보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전설이 아닌
레알
부처님의 진짜 이빨을 찾아가는
판타지 아닌
[레알 여행]을 하는 것도 좋으리라


금강산은
같잖은 김정은의 세상
북한 땅에만 있는게 아니었다


부산에서 시작하여
함경북도 온성에서 끝이나는
7번 도로
해파랑길의 종착점인
그곳
금강산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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