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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낙이망우 樂而忘憂

by 창밖의 남자 2020. 10. 29.

 


망우(忘憂)는
조선 태조 임금 이성계가
지금의 동구릉에 장지를 정하고 난 후
망우고개 위에 앉아
"이제야 근심을 잊겠노라"고 하여
이름지어 졌다고 한다

망우리공원은
중랑구 망우산 일대에 조성된 묘지공원으로
한용운, 오세창, 서동일 등 독립운동가들과
방정환, 이중섭. 박인환 등 유명 인사들의
묘가 있다

 


망우리공동묘지!
그 후 일제 강점기 때인 1933년부터
지난 1973년 까지 40년간
서울의 시립 공동묘지였으나
이제는 먼 옛날 이야기


묘지가 폐장이 된지 50여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망우리공원으로 불리운다


이승에서의 고통일랑 모두 잊어버리고
저 건너 세상에서는 편하게 지내라며
망우리가 되었다


이곳은
무성한 숲으로 둘러싸인
우리 근현대사를 보여주는 생생한 박물관이자,

삶과 죽음의 사이
고인과 나
사이의 사잇길
을 걸어가며 
즐거이 깨달음을 얻어 근심을 잊는
인문학 공원이다

 

樂而忘憂
낙이망우
즐길 때는 온갖 걱정을 다 잊는다
즐길 락 樂/ 이을 이 而/ 잊을 망 忘/ 근심 우 憂

 

망우(忘憂)공원의 어원은
태조 이성계의
동구릉 일화에서 유래되었다고도 하고

공자의 책 논어 술이편에 보면
낙이망우(樂而忘憂) 라는 말이 나온다

즐겨서 시름을 잊는다는 뜻으로,
깨달음을 얻어
즐거이 근심을 잊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_ 요즘은 무슨 재미로 사세요?

° 이 나이에 무슨 재미가 있겠어

^ 그냥 눈 뜨면 하루 사는 것이지


젊은이들에게서도 종종 발견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중년 이후,
특히 노년에게서 더 자주 발견하게 된다

탈선이 일어날 말한 일이 없는 한,
정해진 선로를 따라 달리는 기차와 같은
삶의 궤도에 올라선 듯 사는 모습이다

한 때는 각기 다른 색으로 반짝이던
삶의 색채가
점차 무채색으로 비슷해져 가는 삶
자연스럽고 멋진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냥 그렇게 보내기에는
우리의
삶의 시간이 너무나 무기력하다

동심여선 /아이의 마음은 신선과 같다/ 방정환 선생 묘소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발분망식(發憤忘食) 낙이망우(樂而忘憂)

학문에 분발하면 식사를 잊고
학문을 즐기면 걱정도 잊으며
늙어가는 것조차 알지 못한다

오늘
친구와 함께
망우리공원을 걸으며
퇴직후
흐트러지는 마음을 다시 한 번 추스려본다

우리
앞으로도
발분망식(發憤忘食)하고
낙이망우(樂而忘憂)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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