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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덕수궁 돌담길

by 창밖의 남자 2020. 11. 19.


백 년도 넘은 고풍스런 건물들이 의젓하고
오래되어도 여전히 아름다운 가로수들
걷기 좋게 꾸며진 도로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


평일에는 인근 지역의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를 간단하게 마치고
가벼운 산책을 즐긴다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지나가는 길이지만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동안에는
자동차 없는 거리로 운영되기에
매연 냄새에서도 벗어나
한가롭게 걷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다

흔히 덕수궁 돌담길로 표현되는 곳은
덕수궁을 끼고 궁 담장 바깥으로 도는
담장 길이지만

천원만 투자하여
돌담길 안쪽
궁궐 담장의 안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세계
서울 도심의 멋진 공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돌담길 바깥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동적 공간이라면
돌담길 안은
조용하게 사색할 수 있는 정적인 공간이다

예전의 돌담길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명성이 높았고
지금도 그런 건 같기도 하지만
거리 풍경을 보면
꼭 그것만이 다는 아닌 듯 하다


마음 편한 친구들끼리 깔깔거리며 다니고
맛집에서 파는 유명한 와플도 먹어보며
젊은 엄마가 모처럼 아들 손 잡고 거닐어 보는
그런 돌담길이 되었다

 


가을은 깊숙히 깊숙히 깊어만 가는데
가는 세월이 아쉽다고 여기면
지금이라도
휭하니 집을 나서
교통 편한 덕수궁으로 와보자
계절이 마음 속으로 쑤욱 들어온다

서울을 벗어나 외곽으로 나가면
화려한 카페들이 곳곳에 가득하지만
지하철과 버스로 접근이 너무 편한
서울 도심의 한복판에서
가을을 만끽하며
따듯한 차
한 잔을 마셔보는 것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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