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골목길

관악산에서

by 창밖의 남자 2020. 10. 18.


가을에 산을 간다
봄꽃도 예쁘고 아름답지만
노랑빨강 물들이는 단풍과는 비교가 안된다


산에는
육산도 있고 골산도 있지만
바위가 많고 험준하여 오르기 쉽지 않은 산을
특히 악산이라 부르는데
울퉁불퉁한 돌 위를 걷기에도 악조건이어서
고생을 각오해야 한다
그래서 악산을 오르면
《악》소리가 난다는 진담같은 말이 생겼나보다


山자는
뫼나 산, 무덤 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로
육지에 우뚝 솟은 3개의 봉우리 산을 형상화한
상형문자이다.



岳자는
산 뒤에 언덕을 그린 것으로
山(뫼 산)과 丘(언덕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산세가 가파르고 높은 《큰 산》을 뜻한다

예전에는 관악이라 불렀던 관악산
악도 산이기에
관악이 아닌 관악산이라며 산을 붙이는건
마치
역전 /역 앞을 역전 앞이라
일요일을 일요일날,
족을 족발이라 부르는 것과 같다




서울 관악산 冠岳山
정상의 큰 바위가 갓을 쓴 모습과 같아
관악산이라 한다는데
우리 주변에는 《 악 》자를 붙인 산들이 많다


서울 백악산 白岳山
백악산신을 모시는 사당이 있었기 때문이고

관악산과 함께 경기 오악이라 불리는
경기도에 있는 다섯 악산은

포천 운악산 雲岳山
바위 봉우리가 구름을 뚫고 있어
가평 화악산 華岳山
세 봉우리가 중국 화산의 삼봉과 비슷하다해서
파주 감악산 紺岳山
바위 사이로 검은빛과 푸른빛이
동시에 쏟아져나온다 하여 이름지었으며

개성 송악산 松岳山
지금은 개성이라 하지만
고려왕조의 도읍이었던 송도의 진산으로
소나무가 많아 송악산이라 불렀다


전국적으로 보면
충주 월악산 月岳山
달이 뜨면 큰 바위 정상인 영봉에 걸려
원주 치악산 雉岳山
은혜를 갚은 까마귀의 전설이 서려 있어
인제 설악산 雪嶽山
산마루에 눈이 덮이고 암석이 눈같이 희다고
전주 모악산 母岳山
정상에 어미가 아이를 안고 있는 바위가 있으며

춘천 삼악산 三岳山
세 바위 봉우리로 이뤄졌다 하여
김천 황악산 黃岳山
험준하고 높은 봉우리이지만 누런 흙산이어서

그와 비슷한 이름의
상주와 괴산에 걸쳐있는 백악산 百岳山은
100개의 봉우리로 이뤄졌다 하여 이름지었다

 

'골목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느강과 미라보 다리  (2) 2020.11.02
낙이망우 樂而忘憂  (6) 2020.10.29
당고개 점집  (6) 2020.10.06
이번 역은 가을입니다  (6) 2020.10.04
하늘공원 하늘길  (2) 2020.10.0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