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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이야기

여주 신륵사에서

by 창밖의 남자 2020. 5. 31.

전라남도 여수는 麗水로 쓰지만
경기도 여주는 驪州라 한다
보통 알고 있는
麗 고울 려, 아름다울 려가 아닌
흔히 쓰지 않는
驪 검은말 려 라는 한자를 쓴다

검은 말 Black horse
黑馬도 아닌
검은 말 驪
여주에는 어떤 역사가 있기에 이런 한자를 쓸까?


驪州와 驪江
여주 사람들은
신륵사 앞으로 흐르는 남한강 물줄기를 
驪江 여강이라 부른다. 

여강은
강원도의 섬강과 점동면의 청미천이
남한강에 몸을 담그는 세 물머리(삼합리)부터
이포대교 아래 전북리에 이르기까지 
100리 물길이다.

여강이라는 이름은
여주의 옛 이름인 黃驪 황려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고려시대의 문인이자 최고의 문장가로
동국이상국집의 저자
驪州 李氏 이규보
요즘식으로 하면 여주 사람이라고 하겠지만
고려식으로 하니 그의 본관이 바로
황려 黃驪
그리고
예전에는 여흥 이씨 / 여강 이씨라 했지만
요즘에는 여주 이씨로 통일했다고 한다

예전에는 흔히 민비라 호칭하다
요사이에는 명성황후라 불리우는 여인
민자영
그의 본관이 바로 여흥 驪興이다
여주에서 태어나 8살때 서울로 올라와
숙종 계비 인현왕후의 친정집인 감고당에서 살았다


여흥 민씨 가문에서 배출한
첫번째의 조선 왕비가 원경왕후
태종 이방원의 처이자 세종의 어머니

두번째 조선 왕비는 장희빈과 얽혀져 있는
바로 그 유명한 인현왕후
세번째가 조선 왕비들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민비, 명성황후이시다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는
.... 영웅스러운 기상을 갖고 있는
신기한 두 마리의 말이 물가에서 나왔는데
한 마리는 누런 말, 황마 黃馬였고
또 한 마리는 검은 말, 여마 驪馬였다. 
그래서 고을 이름이 황려로 되었고
여주와 여강이라는 이름을 낳은 것이라고
말했다

남한강에서도 특히
여강은
고려시대부터 이규보, 이색을 비롯한
많은 시인묵객들이 머물렀고
나루터만도 12군데, 
정자만도 10여 곳이나 자리할 정도로
경관이 수려한 곳으로 이름 높았다.

​여강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신륵사이고
신륵사에서 가장 풍광이 수려한 곳은
강변의 정자인 江月軒이다. 


강월헌은
고려 말의 고승인 나옹선사의 당호에서 왔다
나옹선사가 신륵사에서 입적한 후
추모의 뜻을 담아 세운 정자가 강월헌이다. 

신륵사는
강가에 가람을 배치한 유일한 절이며
구룡루 앞 강변을 통해서
배로 진입할 수 있었던 독특한 구조다. 

지금은 일주문이 새로 나있어
관광지를 통해서 육로로 들어오지만, 
처음에는 배로 진입해야
절집의 대문인 사천왕상이 있는
구룡루를 통과할 수 있었다. 

신륵사 앞 강변에는
조선시대 4대 나루의 하나인 조포나루가 있었다.

아! 옛날이여 라고 해야하나?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지난다고
모든게
앞으로 나가고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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