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골목길

익선동

by 창밖의 남자 2021. 3. 23.

 

 

지하철 1호선과 3호선 그리고 5호선을 타고
종로3가 역에서 내리면
익선동이다

익선동
益善洞

익선동 하면
예전에 kbs 9시뉴스가 한창 잘 나갈 때
날씨 예보를 했던
이익선 기상캐스터가 생각나기도 하고

그리고 떠오르는 것은,
다다익선이다
多多益善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다니?

무소유를 얘기하면서
비워야 채울 수 있다고 하면서
욕심껏 가지려는게
우리네 심정인지도 모르겠다

익선동의
益은
‘더하다’나 ‘넘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益자는
皿(그릇 명)과 水(물 수)가 결합한 모습이다

지금은
益 자에서 水 자를 알아보기 어렵지만,
갑골문에 나온 益자를 보면
皿자 위로 水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물이 넘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益자의
본래 의미도 ‘(물이)넘치다’였다

그러나 넘치는 것은
풍부함을 연상시켰기 때문에 나중에는
‘더하다’나 ‘유익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益자가
‘더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다시 水자를 더한
溢(넘칠 일)자가
‘넘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지진보다 더 무섭다는
쓰나미
つなみ 津波
일본어 단어가 국제 공용단어가 되었다
한자로는
海溢 해일이다

오늘의 우리를 슬프게 만드는 단어
바로
貧益貧
빈익빈 : 가난할수록 더욱 가난해지고
富益富
부익부 : 부자일수록 더욱 부자가 됨

2021년 공직자 재산등록 발표를 보니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39억 1000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지난 2019년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퇴임 후 신고한
30억 9000만 원보다
8억 2000만 원 가량 늘었다.

노영민 대통령 전 비서실장의 재산은
30억 4900만 원으로 신고돼었는데,
재작년 신고액보다 6억 2900만 원 늘었다

일 년에 8억이 늘고 6억이 늘고
과연
빈익빈 부익부다!
청와대 대통령실 실장이라고 해봐야
연봉이 1억에 불과한데
어떻게 하면
쓸 돈 실컷 다 써가면서
일 년 동안에 8억 6억씩이나
재산이 늘어날까
비결이 뭘까?
그것이 궁금했다

퇴직하기 전에는
나도
해마다 꼬박꼬박 재산등록 신고를 했었지마는
늘어나는 돈이 없었는데....
그 사람들은
어떤 비결이 있는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이제는
나와는 너무나 먼
남의 나라 이야기이기에
그런 뉴스는 보지도 듣지도 말아야겠다

앞으로는
공자님이 말씀하시던 세명의 친구
三益友
삼익우 : 세 가지 유익한 친구
정직한 사람과 성실한 사람 그리고
학식과 견문이 넓은 박학다문한 사람들과
익선동 카페에서
은은한 항기가 퍼져나가는 커피나 즐겨야겠다

익선동에서
善자는
착하다
사이좋다 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善자를 보면
양과 눈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답은
‘양의 눈망울과 같은’이다

뜻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우리 식으로는
‘사슴 같은 눈망울’로 해석될 수 있겠다
보통 착하고 선한 사람을 일컬어
사슴 같은 눈망울을 가졌다고 말하곤 한다
善자는 그러한 뜻을 표현한 것이다

이후에는
目(눈 목) 자 대신에
言(말씀 언)자가 쓰이게 되었는데,
이것은 정감 있는 대화를 나눈다는 의미였다

善 자처럼
양의 모습이 들어간 글자들 가운데,

美 자는
‘아름답다’나 ‘맛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로
大(큰 대)자와
羊(양 양)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美자를 보면
머리에 장식을 한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양은 상서로움을 상징하기에
美자는
양의 머리를 장식으로 한 사람을
그린 것으로 보기도 한다

고대에는
제를 지내거나 의식을 치르기 위해
제사장이 머리에 특별한 장식을 했었다
그래서 美자는
머리에 양의 뿔이나 깃털장식을 한 사람을 그려
‘아름답다’라는 뜻을 갖게 된 것으로 풀이한다

아니면
글자가 보여주는 모양 그대로 풀이한다면,

양이 크다는 것은
양꼬치이든 양갈비이든
내가 먹을 양고기가 많다는 것이고
결국
아름다운 일이고 맛있는 일이고 신나는 일이다

종로3가에서 내려
인사동이나 운현궁 쪽으로 갈 때
일부러 골목 안을 한 바퀴 돌아서 가보는 동네
익선동

허름하고 추라했던 조그만 한옥들이
하나둘 셋 넷
새로이 몸단장을 하면서
점점 더 새로운 젊은 동네가 되고 있다

益 더할 익 
善 착할 선
착한 일이 거듭해서 일어나는 동네,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동네는 제법 활기가 돈다
그래서
익선동인가 보다

지금까지의 한자 풀이는
저의 지식이나 실력이 아닌
네이버 한자사전에서 인용하여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골목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날은 간다  (0) 2021.04.04
신흥시장  (1) 2021.03.07
몸을 비우고 화장을 하고  (1) 2021.02.13
그대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리  (3) 2021.02.11
청계산을 가다  (3) 2021.02.0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