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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몸을 비우고 화장을 하고

by 창밖의 남자 2021. 2. 13.

 

건강한 삶이란 무엇일까
몸과 마음이 건강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그것은
뭐니뭐니해도 스트레스가 없어야 한다
내 몸과 내 마음에
필요없는 내용과 노폐물들이 모이고 쌓이는게
없어야 한다

비워야 한다
몸과 마음을 깨끗이 비워야 한다
물욕도 버리고 색욕도 버리고 탐욕도 버리고
몸 속의 온갖 것을 비우며 살면 된다

웃고 넘길 문제가 아니다
변비는 괴로움에 그치지 않는다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
고통덩어리다

​건강의 비결은 간단하면서도 확실하다
그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면 된다

최명희가 쓴 10권 짜리의 길고 긴 대하소설
[혼불]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 아그들은 그저 재통이나 저질르고 댕기제
무신 씰닥쟁이가 있간디 
봉출이한테 그런 말은 허라고

여기서 말하는 《재통》이라는 말은 무엇일까?

化粧室 廁間 便所
우리나라에서 화장실의 역사는 매우 짧다
예전에는 《뒷간》이나 《측간》 아니면
《변소》라 부르던 곳을
지금은 《화장실》이라 부른다

WC
다불유시
多 不 有 時

당연히 누구나 안다고 여겼는데
네이버를 뒤져보니
저 단어를 모르는 사람들이 꽤나 많은 듯 하다
세대 차이일까
아니면
시대 차이라고 봐야할까

한국 보다 외국 것이 우수하다는 풍조 덕분으로
변소라는 말 대신에 등장한 단어
W.C
water closet를 줄인 말이다

물탱크라는 의미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옛 화장실을 보면 벽 위쪽에 물탱크가 붙어있고
쇠로 된 줄을 잡아당기면
쏴~하고 물이 내려가는 방식의 변기를 말하며
푸세식이 아닌
수세식 화장실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주로 미군 시설에 영향을 받아
해방 전후에
서양식 변기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쓰이기 시작했다고....
네이버에서 여러 분들이 얘기하는데
그럴 듯 하다
믿고 안믿고는 듣는 자들의 자유!

레스토랑 같은데서...어디에 있나요? 할 때
격식을 갖춘 말로는
'where can I wash my hands' 라고 하면
good! 이며

Where is a/the john ? 이라고 하면
'변소가 어디야 ?'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a john' 또는 the john' 이
바로 '변소' 를 말하는 slang이라고 한다

아이들끼리 말할 때 WC는
well come 의 줄임말이라고도 하고
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단어나,
문맥상 자연스럽지 못한 단어를 썼을 때
WC오류라고 한다는데
여기서 WC는
Word Choice의 줄임말이라는데

이 얘기 저 얘기하다 보니
알아봐야 별 쓸데없는 잡다한 수다인 것 같다

화장실을 뜻하는 영어 단어를 찾아보니
Toilet,
Rest room,
Bath room,
Wash room,
Comfort room 등 많기도 하다

비행기를 타고 가다보면
화장실을 뜻하는 저런 말들은 안보이고
LAV 또는 Lavatory로 쓰여져 있다
결국
동네마다 나라마다 쓰는 말이 조금씩 다른다는
그런 얘기다

설마 화장실 몰카는 아니겠지?

우리가 공중화장실이라고 하는 곳을
영국에서는 Toilet 이라 하며
미국에서는 Restroom 이라고 쓴단다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의 구분과 차이는
화장실에서 시작된다고 할까

그렇다면
일반 가정집에서
공중화장실에서나 쓰는
restroom이나 toilet 이라 하면 이상하기에
이 집은 목욕탕이 어디에요? 하는 식으로
bathroom 을 많이 쓴다고 한다

들어가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파마를 하고 그러면 시간이 많이걸려서 그런지
Wash room 은
미용실에서 자주 사용한다고 하는 얘기도 있다

별것 아닌 듯하면서도 격식을 차리는
화장실이라는 단어 한 마디로
그 사람이 자라온 환경을 알 수 있다는
널리 알려진 에피소드가 있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손자 며느리이자
윌리엄 왕세손의 부인인
케이트 미들턴 케임브리지 공작부인과 관련된
에피소드다

케이트 미들턴의 어머니는
장래 사돈이 되는 여왕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화장실을 가리킬 때
정중한 표현인 《loo》나 《lavatory》 대신에
《toilet》이라 했다는데

영국 왕실 안에서는 이를 두고
■ 천박한 말투를 했다며
입방아를 찧고 흉을 봤다고들 한다

tv나 신문을 장식하는 보기 싫은 뉴스에
개판이 다 된 정치판과 정치꾼들에
같잖은 판사와 사람같지 않은 대법원장까지
온갖 꼬락서니를 보여주는
대한민국이지만

어디를 가건
깨끗하고 쾌적하며 따뜻한 데다가
돈도 안받는 우리 화장실은 진짜로 세계 최고다
올해부터는
이런 좋은게 다른 곳에도 널리 퍼져나가기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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