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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생활

경마장 가는 길

by 창밖의 남자 2020. 5. 27.

나이가 든다는 것,
나이가 들면 우리는 어떻게 달라질까?
흰 머리가 많아지고 돋보기가 필요해지고
식당에서 일어나다 에구구구~하며
이제는 몸이 옛날같지 않네 하며 아쉬워하는
단지 그것 뿐일까?

예전 이곳에는 경마장이 있었고
싸고 편한 퍼블릭 골프장이 있었는데,
6홀이었나 7홀이었나....

나이가 든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인지도 모른다
눈 앞에 있는 것을 보기보다는
과거를 먼저 생각해 낸다.

서울숲에서
숲을 안보고 옛 추억만을 보니
세월이 많이 흘렀나보다.

이전과 다르게
나무 그늘이 적당히 우거져 있고
떼를 지어서 놀러온 사람들도 적지않게 있다.
무리를 지어 지나가는 이들을 보며
문득, 

이 사람들은 혹시
서울숲이 아니라 경마장에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강 다리
한남대교와 양화대교를 얘기할 때
아흔을 바라보시는 아버지와 어머니는,
한남대교? 하시다가
아직도 제3한강교, 제2한강교라고 하신다.
나 역시 그 쪽이 더 빨리 인식되기는 한다

그래서 그런가,
서울숲에 와서
호랑이 담배 먹을 때 없어진
흘러간 경마장 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아직 한여름은 아니건만 머리에 땀이 가득,
더위를 먹은 것도 아니건만
바로 눈 앞에서
경마장을 향해 뛰어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내가 헛것을 봤나.....
갑자기 눈 앞이 어릿어릿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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