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와 생활

병원에 가면

by 창밖의 남자 2020. 7. 6.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지말아야 할 곳이
세 군데 있다
바로
재판소와 경찰서 그리고 병원이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평을 듣거나
법에 어긋나지 않게 조심스레 살아간다면
경찰서에 끌려갈 일도 없을테고
법원에 가서 재판받을 일은 생기지 않을 터이다.




그러나 병원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본인은 병에 걸리지도 아프지도 않는다해도
부모와 자식이 아프면 보호자로서 있어야하고
형제 친지 등이 아프면 문병을 가야만 하는
싫어도 싫다해도 어쩔 수 없이 가야하는게
우리네 삶이다


묵시공간 - 우주(1995) 김인겸/ 삼성서울병원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광고 문구로 유명해진 말이기는 하지만
복날 개끌려가듯이 인상쓰며 가지않고
병원에 간다면
병원이 주는 혜택을 누리고
병원이 주는 기쁨을 맘껏 누리면 되지 않을까?


병원이 주는 혜택은 건강에 대한 정보이지만
병원이 주는 기쁨은 미술작품이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주위를 둘러보면
그 어떤 전시회보다 그 어떤 화랑보다도
멋지고 아름다운 그림과 조각들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 작품들이 즐비하게 있다


Bronze form (1985-86) 헨리무어


헨리 무어는
20세기 초 영국에서 추상조각을 선도한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자신의 유기적인 스타일을 대형화한 조형물로 공공장소에 설치하였다.

생애의 말년에 제작된 이 작품은
돌과 바위, 뼈와 같은 자연의 대상에서
작품의 형태를 발견하는
작가의 조형적인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형상 속에 원초적인 힘을 보유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대작이다.


자전거, 이용덕/ 세브란스병원



데이비드 걸스타인은
현대사회의 다양한 풍경들을 소재로,
다채로운 층을 이루는 정물 구성, 도시 풍경,
그리고 사람들의 활동이 담긴
리드미컬한 팝아트를 연상시킨 작품을
선보여왔다.



공공미술을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는
걸스타인의 작업은
이스라엘을 비롯해 싱가폴, 프랑스, 독일 등
세계 각국 거리의 광고판, 공원, 백화점, 학교 등
사람들의 일상과 관련있는
여러 장소에서 친숙하게 만날 수 있다.

데이비드 걸스타인 작품이 걸려있는 로비


콜롬비아의 화가이자 조각가인
보테로는
고전조각의 이상미와 차별화되는
둥글둥글하게 살찐 인물의 독창적인 표현으로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아왔다.


Working Model for Reclining Figure 페르난도 보테로


특유의 낙천적이고 여유로운 모습을 한
여인상의 시선과 팔다리의 동작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생생한 활력을 전달하며,
전체의 풍만한 볼륨은
매끄러운 금속의 표면 광택에 의해 더욱 돋보인다


이수홍, 자연으로부터 /서울성모병원



公共美術 공공미술은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장소에 설치 전시되어 있는
지역사회를 위해 제작되고
지역사회가 소유하는
미술 작품을 말하며
조각 벽화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를 포괄한다




병원에 가면
몸과 마음이 힘들고 괴롭고 지칠지라도
조금은 여유를 가져보자




병원은 더이상
흰 색의 병실과 흰색의 의사들로만 가득한
삭막하기만 한 곳은 아니다

병원 안 로비와 복도 휴게실 등을 다니다보면
회랑도 있고 전시장도 있다
찬찬히 살펴보다보면
저절로 나도 모르게
마음이 환해지고 가슴이 가벼워진다


은혜의 동산, 임현주


유명 화가들만이 능사가 아닐터이다
어린시절 앓은 소아마비를 꿋꿋하게 딛고 일어나
전시회만 60회도 넘게 가진 분의 작품도 있다

병원 복도에 걸려있는 이들의 그림을 보며
작가와 환자와의 공감을 통해
퇴원을 꿈꾸며 병을 이겨내고 재활에 힘쓴다


송번수, 생의 오케스트라, 삼성병원 로비

 

'문화와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동네 카페  (0) 2020.08.12
내가 꿈꾸는 나라  (0) 2020.08.03
제갈공명과 마눌님  (0) 2020.07.03
커피 한 잔  (0) 2020.06.28
망우리에서  (0) 2020.06.2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