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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생활

커피 한 잔

by 창밖의 남자 2020. 6. 28.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그대 오기를 기다려 봐도
웬일인지 오지를 않네 내 속을 태우는 구려
 
8분이 지나고 9분이 오네 1분만 지나면 나는 가요
난 정말 그대를 사랑해 내 속을 태우는 구려

불덩이 같은 이 가슴 엽차 한잔을 시켜 봐도
웬일인지 오지를 않네 내 속을 태우는 구려
 
아 그대여 왜 안 오시나
아 사람아 오 오 기다려요

《커피 한 잔》
노래 펄 시스터즈
작사 신중현
작곡 신중현


차를 마시는 곳
茶房 다방과 찻집 그리고 cafe 카페
다방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1번 레지, 2번 반숙 계란, 3번 쌍화차....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어린 풍경은,
계란 노른자를 동동 띄운 새까만 쌍화차였다.




70년대 대학가 앞에는 음악 다방이 있었다.  
DJ가 틀어주는 신청곡을 듣고 
DJ가 읽어주는 신청자들의 구질구질한 사연도
들어가며 커피를 마시며 잡담을 나누다가
때로는 아마츄어 가수들이 부르는 생음악도 들었다. 
그렇게 어두컴컴한 다방안에서 젊은 날의  
짱짱한  젊음을 조금씩 죽여가며
커피를 마셨다.




지금은 카페가 대세다.
다방이나 찻집이나 카페, 같은 듯 다른 곳이다. 
이른바 노는 물이 틀리고  느낌이 다르다.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으나
처음에는 커피 주문도 쉽지 않았던 곳.
내 돈 내고 먹으면서도 앞에 나가서
그것도 선불로 주문하는 것도 불편했고,
뭔 놈의 커피 종류가 그리도 많은지
톨이니 스몰이니 하며 주문 양도 챙겨야 했다.
앉아서 주문하고 알아서 가져오면 좋겠는데
거기에다 다 마시고 나면 
몸소 버려야 하는.......
그러면서도 커피 값은 다방보다  더 비싼 곳. 




뭐 좋은 점도 있기는 하다.
옛날 다방에서는 
그냥 하릴없이 오래 죽치다보면 
아님 기다리는 사람은 오지 않고 바람맞았나 하며
심란스럽게  앉아 있노라면 
마담으로 부터 그리고  레지에게도
눈치가 보여 
커피 한 잔을 시키고 두번째 커피도 시키고... 
맛도 모르는 커피를 또 시켜야했다.
지금은 커피 한 잔 시켜놓고......
그냥 그걸로 끝이다.
요즘같이 습하고 무더운 날이면
노트북 하나 책 하나 챙겨들거나
배터리 빵빵하게 채운 스마트 폰 붙잡고
하염없이 하루종일 놀아도
눈치주는 사람 하나 없어서 좋다.
여름 피서지로는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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