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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2

신문 연재소설 중학생 때 일요일이 오면 자주 사직공원 안에 있는 종로도서관에 갔다 공부하러 간게 아니고 도서관에 가득하게 있던 책을 보러 갔다어느 날 도서관 구내식당에서 점심으로 가락국수를 먹고나서는 심심풀이로 식당 벽에 쭉 붙여놓은 오늘의 신문들 가운데 조선일보를 보다가 별들의 고향이라는 연재소설이 눈에 들어왔다 ​ 당시 집에서는 동아일보를 구독하고 있었기에 도서관에 오면 조선일보를 보곤 했었다그런데 지금도 신기한 것은 별들의 고향이라는 소설을 단지 그 날의 연재분 하나만 보았을 뿐인데 경아라는 주인공이 내 가슴 안으로 강력하게 들어와 꽂히는게 아닌가?궁금했다 한 줄의 내용으로 이렇게나 관심을 끌게하는 이 연재 소설이 어떻게 시작되어 어떻게 전개되는지가... 그리고 최인호 라는 작가의 이름도 기억에 담았다그 이후로 .. 2021. 4. 14.
그대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리 ..... 까치들이 울타리 안 감나무에 와서 아침 인사를 하기도 전에, 무색옷에 댕기꼬리를 늘인 아이들은 송편을 입에 물고 마을 길을 쏘다니며 기뻐서 날뛴다. 어른들은 해가 중천에서 좀 기울어질 무렵이라야, 차례를 치러야 했고 성묘를 해야 했고 이웃끼리 음식을 나누다 보면 한나절은 넘는다. 이때부터 타작 마당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들뜨기 시작하고- 빠른 장단의 꽹과리 소리, 느린 장단의 둔중한 여음으로 울려 퍼지는 징소리는 타작마당과 거리가 먼 최참판댁 사랑에서는 흐느낌같이 슬프게 들려온다....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첫 대목이다 한가위를 맞이하는 평사리 마을의 풍경으로 글의 머리가 이렇게 시작할 정도로 고향에서 풍겨나오는 맛과 추억과 그리움은 우리네 마음 한구석에 깊.. 2021. 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