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1 그대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리 ..... 까치들이 울타리 안 감나무에 와서 아침 인사를 하기도 전에, 무색옷에 댕기꼬리를 늘인 아이들은 송편을 입에 물고 마을 길을 쏘다니며 기뻐서 날뛴다. 어른들은 해가 중천에서 좀 기울어질 무렵이라야, 차례를 치러야 했고 성묘를 해야 했고 이웃끼리 음식을 나누다 보면 한나절은 넘는다. 이때부터 타작 마당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들뜨기 시작하고- 빠른 장단의 꽹과리 소리, 느린 장단의 둔중한 여음으로 울려 퍼지는 징소리는 타작마당과 거리가 먼 최참판댁 사랑에서는 흐느낌같이 슬프게 들려온다....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첫 대목이다 한가위를 맞이하는 평사리 마을의 풍경으로 글의 머리가 이렇게 시작할 정도로 고향에서 풍겨나오는 맛과 추억과 그리움은 우리네 마음 한구석에 깊.. 2021. 2.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