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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 己未年 三月 一日 正午, ​ 기미년 삼월 일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독립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날은 우리의 義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 ​한강물 다시 흐르고 백두산 높았다 선열하 이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날을 길이 빛내자 ​ / 정인보 작사 박태현 작곡3.1운동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우리는 3.1운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3.1운동은 우리 민족운동의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라고 이은상 선생이 쓴 국어 교과서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 3.1운동은 일제 강압에 저항하여 자주된 독립국가을 찾고자 우리 모두가 처음으로 일어난 거족적인 민족운동이라는 점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성리학적 질서를 고수하며 근대적 개혁에 반대하는 척사위정계열과 ​ 이들과 대조적으로 서양의 문물을 수용하여 우.. 2021. 3. 1.
장욱진 전시회에서 봄은 왔건만 우리의 현실은 여전히 겨울처럼 스산하다 혼란스러운 오늘 이 시대에 장욱진의 맑고 순수한 그림은 큰 위안으로 다가온다전시장에서 만난 그의 작품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작았고, 담백하고 단순했다 첫눈에 강하게 다가오는 그림은 아니었다하지만 전시장에서 마음이 편안했다. 동산에는 믿음직한 나무가 서 있고, 시골집 마당에는 개와 소, 나무 위엔 새가 있는 평화로운 풍경이다. 순진무구한 사람들과 그들을 닮은 동물과 부드러운 자연이 있는 풍경이다. 정자가 있는 한옥,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오두막, 평상에서 정담을 나누는 풍경은 아련한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다 영국의 찰리 채플린이 말한 것처럼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일까?자화상 속의 화가는, 우스꽝스럽게 연기했던 채플린 처.. 2021. 2. 26.
소쇄원에 가보니 전남 담양에 있는 소쇄원을 갔다 푸른 대나무숲이 가득한 그곳에 들어가기 전 주차장에 있는 안내판을 읽어보았다 ..... 자연과 인공을 조화시킨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원림으로 우리나라 선비의 고고한 품성과 절의가 풍기는 아름다움이 있다 ​ 양산보가 조성한 것으로 스승인 조광조가 유배를 당하여 죽게되자 출세에 뜻을 버리고 이곳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 ​ 소쇄원이라 한 것은 양산보의 호인 소쇄옹에서 비롯되었으며 맑고 깨끗하다는 뜻이 담겨있다 ​ 오곡문 담장 밑으로 흐르는 맑은 계곡물은 폭포가 되어 연못에 떨어지고, 계곡 가까이에는 제월당과 광풍각이 들어서 있다 ​ 이곳은 많은 학자들이 모여들어 학문을 토론하고 창작활동을 벌인 선비정신의 산실이기도 하다 ​ 지금의 소쇄원은 양산보의 5대손 양택지에 의해 보수된.. 2021. 2. 15.
몸을 비우고 화장을 하고 건강한 삶이란 무엇일까 몸과 마음이 건강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 그것은 뭐니뭐니해도 스트레스가 없어야 한다 내 몸과 내 마음에 필요없는 내용과 노폐물들이 모이고 쌓이는게 없어야 한다 ​ 비워야 한다 몸과 마음을 깨끗이 비워야 한다 물욕도 버리고 색욕도 버리고 탐욕도 버리고 몸 속의 온갖 것을 비우며 살면 된다웃고 넘길 문제가 아니다 변비는 괴로움에 그치지 않는다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 고통덩어리다 ​건강의 비결은 간단하면서도 확실하다 그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면 된다최명희가 쓴 10권 짜리의 길고 긴 대하소설 [혼불]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 아그들은 그저 재통이나 저질르고 댕기제 무신 씰닥쟁이가 있간디 봉출이한테 그런 말은 허라고 ​ 여기서 말하는 《재통》이라는 말은 무엇일까?化.. 2021. 2. 13.
그대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리 ..... 까치들이 울타리 안 감나무에 와서 아침 인사를 하기도 전에, 무색옷에 댕기꼬리를 늘인 아이들은 송편을 입에 물고 마을 길을 쏘다니며 기뻐서 날뛴다. 어른들은 해가 중천에서 좀 기울어질 무렵이라야, 차례를 치러야 했고 성묘를 해야 했고 이웃끼리 음식을 나누다 보면 한나절은 넘는다. 이때부터 타작 마당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들뜨기 시작하고- 빠른 장단의 꽹과리 소리, 느린 장단의 둔중한 여음으로 울려 퍼지는 징소리는 타작마당과 거리가 먼 최참판댁 사랑에서는 흐느낌같이 슬프게 들려온다....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첫 대목이다 한가위를 맞이하는 평사리 마을의 풍경으로 글의 머리가 이렇게 시작할 정도로 고향에서 풍겨나오는 맛과 추억과 그리움은 우리네 마음 한구석에 깊.. 2021. 2. 11.
흥화문 옛 지명에 《야주개》라 불린 동네가 있다 경희궁은 일명 《야주개 대궐 夜照峴 大闕》로 불렸는데, 그것은 정문인 흥화문의 현판 글씨가 명필이었고, 글씨의 광채가 밤에도 훤히 비추었다고 해서 이 일대를 야주개라고 부른데서 유래한다 지금의 새문안교회와 구세군회관 주변이 바로 거기다興化門 흥화문 경희궁의 정문이다 남쪽을 향한 경복궁의 광화문과는 달리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 ​ 원래 경희궁에는 동문인 흥화문 외에 흥화문 왼쪽에 흥원문(興元門), 오른쪽에 개양문(開陽門), 서쪽에 숭의문(崇義門), 북쪽에 무덕문(武德門)이 있었다 광해군이 경희궁을 창건할 때 궁성의 동쪽에 동향으로 배치하였다 또한 경복궁 광화문 창덕궁 돈화문 창경궁 홍화문 등 궁궐 정문이 2층으로 지어진 것과 달리 흥화문은 1층으로 지어졌다경희궁? 경.. 2021. 2. 10.
청계산을 가다 북한산 관악산 도봉산 수락산 등 사방겹겹이 산으로 둘러싸인 서울에서 등산 초보자도 크게 무리 없이 오를 수 있고 접근성이 가장 편리한 산이라면 그 첫째로 꼽는 산이 청계산이다전철을 타고 청계산입구역에서 내려 조금만 걷다가 위로 경부고속도로가 지나는 굴다리를 지나면 원터골 초입이 나온다. 청계산 입구다어떤 매체에서 우리나라에서 어느 곳이 가장 인기가 있는지 스마트폰 어플로 조사를 해보았더니 당연하게도 전체 인구의 과반수가 집중해서 살고 있는 수도권 주변의 산들이 모두 10위권 안에 들었다고 하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1등이 바로 청계산이다청계산을 올라가다 보면 다른 산과 달리 친구모임, 직장모임, 가족모임이 많아보인다 만만치 않은 주변의 산들과는 달리 그다지 힘들이지 않게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래서 그.. 2021. 2. 9.
우리시대의 일그러진 초상들 2021년 입춘을 맞이하며 내가 살아가고 있는 내 나라의 모습을 보면 기쁨보다는 희망보다는 짜증과 한숨이 먼저 나온다 신문을 읽다 메모하고 모아두었던 기사들을 다시 한번 돌이켜 본다● 역사는 반복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다음엔 소극(笑劇)으로! ​ 칼 마르크스가 남긴 말이다 비극의 주인공은 나폴레옹이고 소극의 주인공은 나폴레옹 3세다. 프랑스 나폴레옹 3세가 친위 쿠데타로 황제에 즉위한 것을 두고 삼촌의 흉내를 낸 광대라고 야유한 것이다 코메디의 주인은 바로 국토교통부 장관이다 ‘약자를 보호하자’는 좋은 뜻을 가지고 임대차법을 개정했다는데 30년 전에 일어났던 전세대란을 어찌하여 또다시 불러왔을까 하는 점이다 바보인가 아니면 어떤 원대한 꿈을 품고 저런 짓을 벌였나?●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 2021.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