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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생활

한 해를 보내며

by 창밖의 남자 2020. 12. 26.




2020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 我是他非 》
《 아시타비 》가 꼽혔다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으로
내로남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한자어로 옮긴 신조어다




한 해가 다가고 있는데도
예전과 달리
《歲暮》
《세모》라는 말을 못듣고 있다
앞이 콱~하고 막혀 있다



有始有終
유시유종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고 하는데

요즘 세상은
無始無終
끝도 시작도
시작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정체모는게 어디서 쾅하고 나타났다 사라지고
끝이라는게 있는건지 어떤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끝났다고 모두가 여겼는데
그놈의 세월이 뭔지
파고 또 파고
다시 원점으로 가서
처음부터 또 다시 시작한다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올해가 몇 년도인지
미래는 안보이고 과거만 보여준다


연말이 되고
새해가 가까워지면
한 해 동안의 일을 말끔이 정리해야 하는데
올해는
일년동안 무엇을 했는지 기억나는게 없으니
이루어놓은 일은 하나도 없이
쓰잘데 없는 쓰레기만 잔뜩 쌓여있다


福無雙至 禍不單行
복무쌍지 화불단행

복은 쌍으로 오지 않고
화는 혼자 오지 않는다더니

하는 짓마다 열불나게 하는 정치판에다
연초부터 불어닥친 바이러스 재앙이라니
말 그대로 엎친데 덮치는 격이라

코로나
covid19
진짜로 잃어버린 덧없는 한 해였다


훗날
오늘의 2020년을 어떻게 평가할까?


오늘의 위기가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다지만
하릴없이
일 년을 까먹은 2020년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줄 알았다》는
쇼펜하우어의 묘비명이 딱 내 짝이었다


다가오는 새해
2021년에도
코로나가 여전히 기승을 떨치며
더 무서운 바이러스가 등장할 지도 모른다
그래도
오늘보다야 낫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소의 해
辛丑年
2021
새해 신축년에는
牛步千里
우보천리라 할까
소의 걸음처럼 서두르지 않고
슬기롭고 지혜롭게
남의 탓도 하지말고 신문방송도 보지말고
묵묵히
내 길만을 걸어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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